#33 일본의 실수에서 배우다:

기능실습생 제도의 교훈

by Miracle Park


일본은 30년간 무엇을 잘못했나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정책은 한국에게 중요한 반면교사다. 1993년 시작된 일본의 기능실습제도는 2025년 현재까지도 국제사회로부터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의 고용허가제(E-9 비자)가 2026년을 앞두고 개선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일본의 실패 사례를 분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일본 기능실습제도의 구조적 문제점

1. 중간착취의 온상

일본 기능실습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다층적 중간관리 구조다. 실습생들은 송출국의 송출기관, 일본의 감리단체, 그리고 최종 사업장이라는 3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에서 수수료가 발생한다. 베트남 출신 실습생의 경우 평균 50만~100만 엔(약 450만~900만 원)의 송출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4년 일본 후생노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능실습생의 67%가 빚을 지고 일본에 입국했으며, 이 빚을 갚는 데 평균 8개월이 소요되었다. 이는 실습생들을 사실상 채무 노예 상태로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2. 사업장 이동 제한과 인권 침해

기능실습제도의 핵심적 결함은 사업장 이동의 극도의 제한이다. 실습생들은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으며, 변경이 허용되는 경우도 매우 제한적이다. 2023년 일본 법무성 통계에 따르면 전체 실습생의 0.8%만이 사업장 변경에 성공했다.


이러한 구조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졌다. 2024년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 보고서는 일본 기능실습생들이 겪는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월평균 200시간 이상의 과도한 잔업에 시달렸으며, 37%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다. 또한 29%는 여권을 압류당하거나 강제 저축을 당했고, 18%는 언어적 또는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


3. 낮은 기술 이전 효과

"기능 실습"이라는 명목과 달리 실제 기술 이전 효과는 미미하다. 2023년 일본 국제연수협력기구(JITCO) 조사에 따르면, 실습생의 72%가 단순 반복 작업에 종사했으며, 귀국 후 습득한 기술을 활용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한국 고용허가제와의 핵심 차이

1. 직접 고용 vs 간접 고용

한국의 고용허가제는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구조다. 2004년 도입 당시부터 중간 브로커를 배제하고 정부 간 협정(G2G)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했다. 고용노동부 2024년 통계에 따르면, E-9 비자 노동자의 평균 송출 비용은 약 100만~150만 원으로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다.


2. 제한적이나마 보장되는 사업장 이동권

한국 제도는 3년(재고용 시 최대 4년 10개월) 동안 최대 3회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한다. 2023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E-9 비자 노동자의 약 12%가 사업장을 변경했으며, 이는 일본의 15배 높은 수치다.

다만 사업장 변경 사유가 제한적이고(사업장의 휴폐업, 임금체불 등), 변경 과정이 복잡하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3. 인권 보호 수준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노동법 적용을 원칙으로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E-9 비자 노동자의 최저임금 미지급 비율은 8.7%로, 일본의 37%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 2024년 이주노동자 인권단체 조사에 따르면 산업재해 발생률은 일반 노동자의 2.3배에 달했고, 임금체불 경험률은 14.2%,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한 비율은 9.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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