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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un 04. 2021

자연에서 얻는 지혜

상처와 마주하기

2021년에도 봄이 찾아왔다. 거리마다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어 절정에 이르렀고 다른 해와는 다르게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등이 동시에 피어 거리마다 수풀마다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었다.


마른 땅을 뚫고 나온 진달래



우리네 마음도 옷을 갈아입는다.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슬픔으로... 오해와 실망으로 안타까움으로, 자랑거리로 뽐냄으로, 시기와 질투로... 형형색색 갈아입은 옷이 때로는 나와 타인에게 손뼉 치며 맞장구를 치게도 하지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기쁨을 나눌 때는 함께 웃고 떠들며 그 마음을 한껏 누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들은 풀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매듭이 꼬이고 꼬여 오해가 되고 상처가 되어 풀기 어려워질 때가 더 많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나름의 해결방안으로  [몸을 사용] 한다.


좋아하는 것들-뜨개질, 그림 그리기, 수놓기, 걷기, 가구 배치 바꾸기, 집안일하기 등- 중 그날의 복잡한 생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기 좋은 것을 찾아서 몸을 분주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해결되지는 않지만 문제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되고 마음이 가라앉으면 객관화해서 직면할 여유가 생긴다.


갈등 상황이 벌어지면 내 생각과 다름에 속상하다가 억울하다가 이해해 보려고 애쓰다가 화가 나다가를 무한 반복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각의 무한루프에 빠져들게 된다. 그럴 때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자.


"혹시 나는 욕심쟁이가 아닐까?"


어떠한 일-그것이 무엇이든-에서 내가 생각한 방향이 옳고, 정직함, 바름, 마땅히, 정의롭다고 여기고 그대로 가지 않으면 부정하고, 부패하고, 잘못된 길이고, 착취하고, 제 뱃속, 제 잇속을 챙기고, 누군가의 헌신을 이용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생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거든 멈춰보자. 일상이 망가지고 내 생활에 균열이 생긴다면 그 관계는 잠시 멈추는 것이 옳다. 다 가지려 하지 말자. 모두에게, 모든 일에,  YES가 될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한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 마음이 나를 욕심쟁이로 만든다.


복잡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몸을 쓰자. 몸이 바쁘면 머리는 단순해진다. 집안의 텁텁하고 묵은 공기를 내보내려면 환기를 시켜 깨끗한 공기로 채워야 하듯, 마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솔직해지자. 너 때문에 상처인지, 나 때문에 상처인지... 너 때문이라면 직면해서 물어보자. 빙빙 돌리지 말고 내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 보자. 욕먹을까, 잃을까 고민하며 욕심내지 말고 담백하게 마음을 전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과감히 버리자.  세상 모든 사람을 내 사람으로 품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니...


철철이 갈아입는 자연의 모습을 보자. 자연은 욕심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때가 되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도 자연의 지혜를 닮을 필요가 있다. 오늘은 그저 오늘에 충실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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