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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an 08. 2022

초3 아들의 방학식과 효도편지

어린 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배워봅니다.

3학년을 마치는 겨울 방학이 되었습니다.

동글이반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방학식에 성적표를 받으러 1시간 출석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이들과 보낸 시간들이 아쉽고 서운해 1년 동안 함께 지냈던 사진들을 모아 영상으로 편집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셨고, 아이들은 정성스레 쓴 편지를 모아 책으로 엮어 선생님께 선물로 드리는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도, 선생님의 마음도 너무나 따뜻하고 귀해서, e알리미로 전해진 모습을 보며 학부모들 모두 한 마음으로 눈시울을 붉힌 방학식을 보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나면 동글이가 4학년이 되겠지요. 아이의 방을 정리하다 보니 곱게 써 놓은 편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마음은 엄마도 모르게 쑥쑥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이보다 먼저 살았고, 나이가 많다고 해서 마음까지 자라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유년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동글이가 어쩌면 저보다 더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늘 바쁘셨던 부모님, 그로 인해 엄마 사랑이 부족했던 유년기를 보낸 저는 늘 엄마가 고픕니다. 나이가 50이 다 되어가는데도 엄마를 떠올리면 바쁘게 일하셨던 엄마만 그려집니다. 내가 아플 때도, 수술을 해서 입원을 했을 때도,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도, 출산 후 도움받을 곳이 없어 종종거릴 때에도 바쁜 엄마는 곁에 안 계셨기에 늘 마음 한 곳에 쓸쓸하고 외로운 어린 내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동글이를 보면서, 흠씬 사랑받은 아이는 밝구나... 새삼 느끼며 가르침을 얻어봅니다. 어린 마음에도 부모가 자기를 키우려고 애써 돈을 벌고, 보살피기 위해 먹이고 치우는 온 과정을 온전히 감사로 느끼는 아이가 스승이 되어주네요.


2022년에는 동글이만큼 한 뼘씩 마음씀의 그릇을 키워봐야겠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키가 크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온전히 마음을 전하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마음은 엄마보다 먼저 자라고 있는 어린 아들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오늘도 동글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배워봅니다.


부모님(엄마, 아빠)께

엄마(아빠), 안녕!
내가 벌써 식탁에 부딪치던 키가 이렇게 컸네?
엄마(아빠) 청소, 설거지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돈 벌어서 누나랑 나 먹이고 너무 고맙지만
난 엄마(아빠) 마음을 알아.
내가 마사지해주고,
칭찬 많이 많이 안 해주어서 미안해.
앞으로도 효도하는 아들이 될게.

2021. 동글이 올림



2022년! 마음 그릇을 키우고픈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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