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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Aug 18. 2021

'소신'있게 산다는 것은...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작가들의 신들린 문장들이 심쿵! 하게 한다.' 어쩜 저렇게 시청자가 듣고 싶은 말만 쪽쪽 뽑아서 오글오글 대사도 오글거리지 않게 잘 쓸 수 있지'? 세상 어디에도 없었을 법한 명언 같은 대사가 서슴없이 등장하고 시청자의 몸과 눈과 귀를 TV 앞에 붙잡아둔다. 기가 막힌 문장을 접할 때마다 놀랍고 신기하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오랜 습관이 있다.

드라마의 화제성과 상관없이 적어도 중반 회차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몰아서 본다. 극 초반에는 인물의 서사가 깔리고, 사건의 흐름을 설명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내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초반부를 끊어서 보는 것보다 이어서 보는 것이 몰입감에 도움이 되고 이후 회차를 기다리는 맛이 더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회차가 기다려질 만큼 재미를 준 드라마는 몇 번이고 다시보곤 한다. 신기하게도 다시 보면 처음 볼 때 못 봤던 소품 하나하나까지 의미가 있었음이 발견되고 극 이해도가 높아진다. 처음 볼 때는 스쳐 지나갔던 테이블 위의 소품까지 작가의 의도가 있었던 것을 처음 볼 때는 몰랐다가 다시 볼 때는 결론을 알고 봐서인지 모르지만 하나하나 의미가 부여되는 새로운 재미가 있다.


아이들 방학이 이어지고 더위가 기승이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리모컨 하나 들고 드라마 서핑을 시작했다. 포스터만 봐도 내용이 줄줄 꿰어질 만큼 많이 되돌려 봤던 드라마도  있고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드라마는 한 번도 보지 않았어도 여전히 점핑한다. 그러다 눈에 딱~ 들어온 드라마는 [이태원 클래스]였다.


 [이태원 클래스]는 본방 사수할 때도 '화'를 부르는 드라마였다.


새로이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말만 멋졌지 실제로는 다미가 다 해낸다. 다미가 없었으면 이루지 못할 성공임에도 새로이가 주인공이기에 모든 공이 새로 이에게 돌아가는 극의 전개를 입에 거품 물며(ㅋㅋ)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다시 정주행을 시작하고도 같은 구간, 같은 장면에서 여전히 거품 물고 화를 내는 나를 발견하고 혼자 큭큭 웃어댔다. 옆에 누가 있었으면 살짝 맛이 간 듯 보였을지도...


이태원 클래스는 3번째 정주행 했던 드라마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공감하고 화를 내는 나를 보며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시청자를 그렇게 이끈 것은 작가의 필력과 연출력이 합이 잘 맞았을 테고, 배우들의 작품 이해도가 높아 잘 표현해 낸 까닭이겠지만 시청자 또한 작품 속에 들어가서 함께 어우러져야 오롯이 작품을 명작으로 이끌어 가는 것 같다. 잘 만들어진 작품을 보며 몰입하는 그 순간이 참 좋다.




이태원 클래스는 흙수저 새로이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이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 한다. 그럼 나는 어떨 때 성장했다고 느낄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그 중심에는 [고난, 고통, 좌절, 시련, 외로움]이 있다. 그것을 딛고 섰을 때 성장했음을 깨닫게 된다.


끊임없이 장가에서 새로이의 삶을 방해하는데 새로이는 그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디 한 번 맛 좀 봐라' 식으로 막무가내 질주를 한다. 이성적인 다미가 그래서는 안된다고 만류하지만 새로이는 본인이 세운 가치대로 걸어간다. 결국 그 걸음이 옳았고 그를 방해했던 장가를 무릎 꿇리는 쾌거를 이뤄낸다.


누군가에게 지식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 즉각적인 답이 나온다. 예를 들면, 2 × 3=6처럼... 그런데 "당신이 생각하는 성장은 무엇입니까?처럼 철학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즉답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고,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새로이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우리 내 인생에서 늘 생각해 오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럼에도 잠시 멈춰 생각을 깨우는 여유 없이 그냥 살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질문은,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몰입하게 하고 떠오르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질문 가운데 스스로 답을 찾게 되면 성장이 따라온다. 그렇게 새로이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했고 본인의 삶을 이끌어가서 끝내 성공의 길에 들어선다.






새로이가 말한다.


제가 원하는 건 자유입니다.
누구도 저와 제 사람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제 말, 행동에 힘이 실리고
어떠한 부당함도,
누군가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의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네가 너인 것을 누군가에게 납득시킬 필요는 없어.
"있는 그대로의 나"로 괜찮아.


지금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
또 또 한 번!!
순간은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시간은 흐른다.
분명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시간은 그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
나의 "가치관"에 맞는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고
그 인생을 책임지는 주체는 바로 나라는 것.
누군가와의 비교에 내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나의 신념과 소신을 지켜내며
충실히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선택한 것들의 결과라는 것.
그렇기에 오늘도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는 하루가 되어야겠어요.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감정이 자존감이고, 자존감은 나의 삶을 오롯이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모범 답안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믿고 행동할 때 타인도 나를 믿고 따라준다. 나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서 역경이 좋은 재료가 된다면 기꺼이 그 역경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껏 피하고 돌아가는 편안한 삶을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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