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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Aug 13. 2021

쥐도 새도 모르게 브런치 작가 되기

였는데... 남편만 모르게 됐습니다. ㅠㅠ

2021년 6월 4일.

우연히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게 됐죠. 피드에 올라온 글을 읽을 때는 브런치라고 쓰여있지만 궁금하지는 않았었죠. 성격인가?? 일반 기사를 기자들이 적듯 브런치도 그런가 보다 싶었던 걸까요? 별다른 궁금증 없이 그간 글을 읽어왔다가 "브런치"가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이란 이야기를 듣게 됐죠. 반가웠어요. 보통 '작가'라는 명함을 얻으려면 출판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작가라는 직함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나요?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당근! 신청했습니다....


지난 4월 '세계 책의 날'에 책 숲 행사에 글을 보냈다가 선정되어 책을 선물 받았었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었죠. '블로그 '끄적끄적'방에 열쇠로 잠가둔 글을 꺼내어 올려보자.' 하고요...

 

책 숲 행사 선정 문자와 사연에 맞게 보내주신 책 선물



사연은 [추억] 매거진에 올려진 '사는 게 힘들어서-달걀 하나'로 보냈고 선정되었다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처방전, 위로의 캘리그래피 편지, 쉽게 읽히는 웹툰 서적 '보통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였어요. 2022년에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들께서도 '세계 책의 날' 행사에 참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을 보내지 않아도 선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좋더라고요.




브런치 앱을 깔고 작가 신청에 들어가니 4단계로 미션이 주어지더군요... 용기 있게 도전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단 한 번의 신청으로 덜컥 당첨!! 두근두근~ 작가가 되었어요...


아무도 모르게 신청하고 기다렸죠. 브런치팀은 부지런하시더라고요. 다음날 바로 축하 메시지를 주셨어요. 그래서 작가 된 기념으로 혼자만의 방에 적어뒀던 글들을 다듬어 [추억]이라는 매거진을 만들고 글을 올렸어요. 그런 설렘은 말로 표현 못하는 기쁨인 것 같아요. 브런치 사용법을 전혀 모른 채 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브런치인데 벌써 70일이 되었어요. 작가가 된 후 지인으로 구독자를 채우지 않고 구독 찐 친 만으로 채워 보리라 야심 차게 시작했죠. 그렇게 70일이 된 오늘 제 글에 한 번이라도 라이킷을 눌러주신 분은 195명, 그중 구독자로 찐친이 되어주신 분은 93명이 되었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신 분들이세요.


첫 달 6월에는 수필, 에세이로 일상의 이야기들과 이슈가 되는 사건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었죠. 한 달이 지나니 40여 편의 글을 올렸더라고요. 매일 한 두 편씩 거르지 않고 글을 썼죠.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어랏! 꾸준히 쓸 수 있는 힘이 너에게 있었니? 대단해...'


지인 구독자가 없으니 궁금한 점을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제 글이 어떻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거죠.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어요. 쉽게 읽히는지, 재미있는지, 혹시 내가 글을 쓰면서 폼을 잡지는 않는지, 잘 모르면서 알은체를 하는 것은 아닌지... 남편도 모르게 글 속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거라서 매일 만나는 어른 남자에게도 물어볼 수가 없었죠. 왜 남편은 안 가르쳐줬느냐고요? 처음에는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니까 안 가르쳐줬고요, 다음에는 쑥스럽다가 지금은 저만의 사적 공간, 음... [해방 타운] 같은 거라서요...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꾸준히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고마운 찐 친들이 생기면서 용기가 나더라고요.

'그래. 내가 어느 정도까지 글을 쓸 수 있는지, 마감에 쫓기면서도 글을 쓰는지, 약속은 잘 지키는지 볼까?'

그렇게 맘먹었습니다! 제가!! *^^* 그리고 도전했죠. [연재소설] '아들을 살리는 여자'를요... 답답한 고구마 같은 글을 기다려 주시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사실, 소설은 처음 써보는 거라서 형식, 이런 거 잘 몰라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엮어본 거죠. 무식하게 제 방식으로요... 그러다 보니 쓰면서 작품 속 인물들 이름도 만들어가고, 학교 이름, 병원 이름 같은 것을 지어나갈 때도 나름 내용과 연결 지어서 짓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38편의 연재소설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재한 나에게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책거리]라도 했을 텐데 혼자 맥주 한 캔 마시며 자축하는 거로 마무리했죠. 그래도 무척이나 기쁩니다. ^^


소설을 마치고 [센 엄마 찐 성교육]을 쓰고 있어요. 제가 나누고 픈 이야기는 꼰대스러운 성교육이 아니라 일상에서 궁금해지는 소소한 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죠.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잘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관심 있게 기다려주시는 글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저에게는 5년 동안 매 달 2회 책모임을 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어요. 책 모임의 이름은 [BODA]입니다. 5년을 만났으니 보다의 책 벗들은 가족이나 다름없을 만큼 서로를 잘 알죠. 그런데 제가요... 보다에도 자랑하지 않았어요. 어느 날은 글 하나의 조회수가 10000회를 찍는 글도 있었고, 어제만 해도 전체 조회수가 8000회를 기록했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역시 책 벗들은 다르죠? 글 읽기를 좋아하는 모임이라서 감춰지지는 않나 봐요. 보다의 책 벗들은 각자 자신이 읽은 책 주인공의 이름으로 애칭을 지어 부릅니다. 저는 빨간 머리 앤을 너무 좋아해서 '앤'이라고 불리어요.


어제는 갑자기 보다의 수장인 '조'가 단톡방에 글을 올린 거예요.


[BODA]에 올려진 따뜻한 응원글



아침부터 뭉클했습니다. 응원해 주는 책 벗들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아침이었죠. 덕분에 '쥐도 새도 모르게 작가가 된 나'의 미션이 어제부로 종료되었어요. 오늘부터는 '남편만 모르게 작가가 된 나'가 되었네요.




6년 전에 엄청 많이 아팠었거든요. 그 이후 1~3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다녀요. 이번 주 월요일에 정기검진을 갔는데 주치의 선생님께서

"어? 로운님, 얼굴색이 엄청 좋아지셨는데요?"

하시더라고요. 제가 브런치를 만나고 건강해지고 있나 봐요. 약도 좀 줄여주시고 건강해 보여서 좋다고 으싸으싸 응원도 해 주셨죠. 집으로 돌아오다가 아래층 동생집에 잠깐 들렀는데 동생도,

"어? 언니~ 살이 빠졌나? 얼굴색이 정말 좋은데? 피부가 광택이 나."

주치의 선생님에 이어 동생까지 같은 말을 하는 걸 보니 정말 저의 삶이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브런치 덕분에요...


글이 주는 치유력이 몸도 건강, 마음도 건강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몸이든 마음이든
비우면 시원하고 편안해진다.
반대로
안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으면
몸이든 마음이든 병이 난다.
뭐든 비워야 좋다.


시원하게 비워서 건강하고 오래오래 마음의 양식이 되고 치유력이 있는 글을 나누며 글 벗님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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