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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Sep 15. 2021

브런치의 유혹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각 출판사가 제시 한 작품의 주제에 관하여...

브런치를 시작할 때 마음을 비우고 '글'쓰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글을 공유한다는 것은 내 속을 다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지식이든 사생활이든, 이야기 소재가 되는 것을 중심에 두고 글을 쓰는 것에는 살면서 겪어냈던 수많은 경험들이 녹아들어 갑니다. 그래서 조금 더 신중하고 솔직하게, 조심스럽고 진솔하게 쓰기 위해 애를 써 봅니다.


글을 쓰며 구독자가 조금씩 생기고 조회수가 늘어날 즈음 [윌라 X 브런치, 브런치 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가 목전에 있었습니다. 브런치의 생리를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프로젝트가 눈앞에 있었고 잠시 갈등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몇 편 안 되는 글이지만 brunch book으로 묶어 도전해 볼까?"


프로젝트는 나를 유혹했습니다. 브런치 사용법도 잘 몰라 어수선할 때 프로젝트가 다가오니 마음은 더 분주해졌습니다. 하루, 이틀 분주한 마음으로 보내다가 이내 생각을 다잡았습니다.


'욕심부리지 고 뚜벅뚜벅 한 걸음, 한 걸음걸어보자. 지치지 않고 담백하고 솔직한 글을 쓰자. 꾸준히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보자.'  


 속에 마음을 담아내는 데에 힘을 쓰자던 초심을 잊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이틀간의 분주함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9월의 시작을 알리며 브런치가 또다시 나를 간질이기 시작합니다. 매일 프로젝트 오픈을 기대하도록 D-day 알림이 울립니다. 인별 그램에서는 출판사마다 자기 색을 입혀 어떤 직품을 원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작가에게 요구하는 주제와 특징을 정해 메시지를 던져놓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입니다.



각 출판사가 제시 한 작품의 주제들



연일 알림이 울리며 여러 작가들의 완성된 브런치 북이 발행되고 그들의 의욕과 열정이 책 속에 묻어납니다.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걷자던 마음이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험 삼아 한 번 도전해봐?"


라는 음성이 들려옵니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나는 글쓰기와 친해졌는지 생각을 모아봅니다. 그리고 발행했던 글의 첫 편부터 쭉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책 발행을 목적으로 두고 쓴 글이 아니라서 주제도, 내용도, 문체도 중구난방입니다. 글들을 성격대로 분류하고 모아서 하나의 주제로 묶으려면 필체부터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색깔의 글들을 모아서 엮으려고 보니 오합지졸이 따로 없습니다. 욕심이 스르륵 올라오니 글을 쓰는 기쁨이 긴장감으로 갈아타려 합니다. 그래서 또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브런치 메인 첫 장부터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홍보문구가 채워졌고, 어떻게 글을 쓰고 모으면 수상을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읽고 또 읽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각 출판사가 제시 한 작품의 주제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과연 열 곳의 출판사가 원하는 작품으로 엮을 글이 제가 발행한 매거진 속에 있었는지 들여다보니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 글을 쓰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분기별로 한 번씩 이벤트가 펼쳐지는 브런치입니다. 글을 쓴 것에 따른 원고료를 주지 않지만 자극과 기회는 충분히 주는 것 같습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스스로 받는 자극이지만 무엇이든 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을 안겨줍니다.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작가들이 같은 기간 같은 목적을 가지고 도전할 것입니다. 그중 선택된 몇 분은 수상을 할 것이고 수많은 작가들은 탈락의 고배를 마실 것입니다.


생각해 보았습니다. 금번에 도전을 한다면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무모한 도전일 것입니다. 아직 브린이 상태에서 자랄지 말지 애매한 위치의 저는 정말 읽히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요? 해 보지도 않고 미리 당겨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도전을 하면 기대가 되고, 기대를 품은 그 기대치만큼 고배를 마신 이후의 상처가 커지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니 소심한 내 안의 자아가 툭 튀어나옵니다.


과연 나는 상처 받을 준비까지 되어있는지 충분히 생각하고, 생각에 따른 결과가 나온 뒤에 도전해도 늦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 아직 남아있으니 오늘은 끌어당겨 고민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으로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작가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글쓰기가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던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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