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섬" 시인의 그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2021-10-28/#015 [새벽기상-모닝 페이지]

by 로운
새벽기상 04:58


"섬" 시인의 그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문학판


시인의 '시'와 직접 그린 '그림'이 있는 시선집을 소개합니다.


P161

정현종의 시는 개인적인 고통과 시련을 대지의 탄력으로 딛고 난 다음부터 줄곧 아프고 외로운 사람의 영혼 속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위안의 시를 지향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은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서서 비상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꿈꾸다가 어느새 위로하고, 아픈 영혼에서 혹은 남루하고 비참한 현실에서 광휘를 발견하는 시를 쓰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의 시를 읽으면서 위안의 힘을 발견하고, 자유의 숨결을 호흡할 수 있고 날아오를 수 있는 비상의 의지를 느끼게 된다. 아니 그의 시는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날아오르려는 우리의 등 뒤에서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두 날자. 행복한 영혼들이여.



시인이 직접 그린 크로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2021-10-28/#015 [모닝 페이지] 새벽 필사



조금 늦은 듯한 단풍이 서서히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 해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자연을 느끼는 나이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감성이 달라서,

때때마다 다른 감흥으로 다가옵니다.


사람이 풍경이 되는 때,


희끗희끗 백발의 노부부가 두 손을 맞잡고 서로의 발걸음에 맞춰 걷는 뒷모습.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기가 뒤뚱뒤뚱 걷는 걸음 뒤로 두 손을 벌려 혹 넘어질지 모를 아기를 붙잡아 줄 태세를 갖춘 엄마의 발걸음.

낙엽이 도로 갓길에 가득 쌓여 배수로를 막을까 위험을 무릅쓰고 빠른 비질을 하시는 미화원.

하교 길 학교 앞 떡볶이집에서 컵볶이를 받으려 줄줄이 선 아이들의 목소리.

놀이터를 가득 메운 아이들의 함성.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나 보다 불편해 보이는 이들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는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들 속에,

사람이 풍경이 되어 행복한 일상을 채워주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오늘 나는 어떤 풍경이 되어 하루를 살아내게 될까요?

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색단풍처럼 아름다운 하루를 여는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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