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딸에 대하여 / 김혜진 장편소설 / 민음사

2021-10-31/#018 [새벽 기상-모닝 페이지]

by 로운
새벽기상 02:42


[서평] 딸에 대하여 / 김혜진 장편소설 / 민음사



『딸에 대하여』는 젊은 딸과 그의 동성 연인, 그들을 둘러싼 세상을 엄마의 시선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은 고정적 사고의 틀을 흔드는 주제로 시작한다. 알고 있지만 불편해서 꺼내고 싶지 않아 하는 주제로 담담히 써 내려간 사건들은 친숙하지도, 굳이 알고 싶지도 않는 내용이다.

소설 속의 ‘딸’은 타인으로, ‘엄마’는 나로 바꾸어 읽어보면 이해가 더 빠르다.

다름과 틀림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소설을 읽으면서 내려진다. 자신의 현실이 되면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를 읽으며 불편했다.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나와 상관없는 사건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딸이지만 분신이 아니고 타인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삶의 전부이며 희망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던 엄마는, 자신이 갖고 있던 관념의 틀을 내려놓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함께 살면서 서서히 엄마의 고정관념은 바뀌어지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 페미니즘 (feminism) :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 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
* 퀴어(Queer) : 본래 "이상한" , "색다른" 등을 나타내는 단어였지만, 현재는 성소수자(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을 포괄한다.




나는 과연 ‘타인을 정말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인가?


세상에는 다양한 성性이 존재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곁에서 접하는 사람들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성성이 강한 남성, 남성성이 강한 여성도 있고, 생식기를 두 가지 모두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드러내지 않았을 뿐 성별을 O, X로 명확히 가를 수 없는 것이 그러하다.


내가 가장 보통의 진리라고 믿는 것들이 사실 내 안의 편견인 경우가 더 많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읽는 이가 불편했던 것 또한 내 안의 편견 때문일 것이다. 편견을 깨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배척하게 되는 마음, 이러한 것들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대에게 전달된다.


글을 읽으며 나 또한 편견이 많은 사람이라 내내 불편했다. 내 주변에 작품 속 주인공 같은 이가 없기 때문에 남의 일처럼 읽었고, 불편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어쩌면 주변에 있는데 감추고 있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다양한 사고와 내면의 편견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딸에 대하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한 번쯤 읽고 생각해볼 만하다.




가난은 불편한 것이지 죄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다.


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장학제도를 만들어 연 중 5명의 장학생을 선발하여 운영했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원에 포함되나 교육비를 내지 않는 장학생을 5명이나 두는 일은 제단이 아니고서 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아이를 보내야 하는데 제도 범위에 들지 못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일반 가정으로 분류되기 애매한 경계에 있는 유아들을 주로 장학생으로 받았다.


장학 대상이 된 유아들은 동남아 지역에서 시집 온 엄마를 둔 유아들이 많았고, 이혼 후 조부모나 친인척에 맡기워진 아이들이 그 대상이 되었다. 입학설명회에서 장학제도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장학생으로 입학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감사와 미안함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일 년의 절반쯤 지날 무렵이 되면, 그 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바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며 불평하는 모습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이 유아에게 있는 것은 아니므로, 보살핌이 필요한 유아들을 거두는 일을 했었다. 하지만 가난이 습관이 되고, 제도가 당연하게 인식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을 주려했던 제도가 그들로 하여금 감사를 잊게 하고 나태한 삶을 살도록 한 것이 아니었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스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회배려대상이 되어 국가의 지원을 받고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누리고 있는 혜택은 누군가의 세금이고, 그 세금을 내는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대한민국의 납세자이다. 그래서 나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이들이 성장 후 스스로 자립할 의지를 갖고 살아가기를 원한다. 현재는 어리고, 힘이 없어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야 하지만 그 혜택이 당연한 것이 아니므로, 감사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장 이후의 삶은 도움이 없이 자립할 수 있게 성장해야 하며, 더 나아가 나도 누군가에게 받은 혜택으로 성장한 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 (그것이 재정이든, 헌신이든)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삶을 살기 위한 걸음을 걸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공짜에 익숙해지면 뻔뻔해진다. 부끄러움이 없어지고, 도리어 더 많이 도와주지 않음을 불평하게 된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정의가 되지 않도록 도움을 받았을 때, 그 도움을 딛고 굳건히 서서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발전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내가 누리는 모든 혜택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채워진 것이다. 그것에 그들이 대가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깨끗한 거리를 걷는 일 조차 내 손길이 머물지 않았다면 다 은혜이고 혜택인 것이다. 생활 가운데 감사와 나눔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 되고 싶다.




2021-10-31/#018 [모닝 페이지] 새벽 필사



아티스트 웨이 P99~106 [정신을 빼놓는 사람들]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또 하나의 일은 정신을 빼놓는 사람들에게 말려들지 않는 것이다.

내면의 침묵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삶 속의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음을 이해하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정신을 빼놓는 아티스트들 주위에는 이들만큼 재능이 있으면서도 제멋대로 구는 이들을 뒷바라지하는데 자신의 재능을 소모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관이 우리를 이끌게 하고, 직감이 이끄는 대로 두려움 없이 따라가야 한다. (샥티 거웨인)

정신을 빼놓는 원동력은 권력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어떤 부류의 사람이든 착취당하고 피를 빨리는 에너지원의 역할을 떠안을 수 있다.

정신을 빼놓는 사람은 자기주장 말고는 무조건 묵살하며 가족들 사이에 불화를 일으킨다.

천천히 삶을 즐기라. 너무 빨리 달리면 경치만 놓치는 것이 아니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하는 의식까지 놓치게 된다. (에디 캔터)

인간에 대한 신의 꿈이 무엇이든, 인간이 협조하지 않으면 그 꿈은 실현될 수 없다. (스텔라 테릴 맨)

남들이 말하는 대로 신이나 우리를 인도하는 어떤 힘을 믿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눈은 보기 위해, 피부는 느끼기 위해 있으며, 머리는 이해하기 위해 있다. 다만 그 수수께끼를 스스로 풀어야 할 뿐이다. (소피 버넘)




10월의 마지막 날,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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