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은 누구나 다 힘들고, 모두가 처음이다

2021-11-23/#041 [명상과 필사 41일째]

by 로운

D-360 "함께 걷는 길"

[아티스트 웨이 p239~244 나이와 시간의 벽]


• "그 일을 하기에 나는 나이가 너무 많아"라는 말은 "그 일을 할 만한 돈이 없어"라는 말과 함께 우리 내면에 웅크리고서 창조성 발굴을 가로막는 최대의 거짓말이다.

• "나는 너무 나이가 많아"라고 말하는 것은, 초보자가 된다는 자아의 위축으로 생기는 감정적인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나이가 많은 것이 한편으로는 창조적인 열망과 인생 경험이 많고, 배움에 대한 욕구도 훨씬 강할 수 있다.

• "나는 작가가 되기에는 너무 늦었어"라는 말 역시 자아를 억제하는 허튼소리이다.

• "난 나이가 너무 많아"라는 말은 두려움과 맞서는 것을 피하기 위한 회피전략일 뿐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뭔가에 미쳐보는 것은 창조적인 탐험에 나서는 데 필수적인 일이다.

창조성은 어느 한순간에 일깨워진다. 그 순간 우리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다.

• 하루하루는 어차피 행동하는 나날의 끝없는 도돌이표이므로 분명한 목표가 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얼마나 즐거울지 상상해보자.

• 회피는 과정을 거부하는데서 비롯된다. 결과물에만 관심을 쏟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창조성이 일깨워진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창조적인 활동이란 끝을 맺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데 나이가 걸림돌인 듯 탓하는 것은 완성품에 집착하는 좋지 못한 사고방식과 맞물려 있다.

• 초보자가 되게 해 달라는 것은 아티스트에겐 언제나 최고의 기도이다.

초보자는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탐구한다. 탐구는 성취로 이어진다. 모든 것은 작고 두려운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 전대진 / 넥서스북스]


p194 [원래 사는 건 힘들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말한다.

"사는 게 참 힘들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되는 게 없는지. 이것도 제대로 못해가지고 내가 앞으로 뭘 해낼 수 있을까."


오래 살아온 사람도 말한다.

"사는 게 참 힘들다.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빠른지.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건 없고. 나이만 먹은 거 같다. 지금까지 내가 뭐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부족하니까 사람이고, 모르면 배우면 되는 거다.

뭐든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살았어도 미래는 여전히 겪어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불은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똑같이 뜨겁다.

누구에게나 삶은 무겁고 힘들다. 원래 사는 게 제일 힘든 일이다.

우린 모두가 인생을 미리 살아본 적이 없고, 모두가 인생은 처음이고, 모두가 아마추어다.

그러니 나의 부족함은 '실망의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소망의 이유'일 것이다.




오늘의 명상은 [나이와 시간의 벽]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나누고픈 글은 [모두에게 인생은 처음]입니다.


43세 되던 해, 늦은 출산으로 인한 고질적인 골반 통증을 치료받기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주사요법을 권유하셨고 골반을 중심으로 허벅지까지 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며 가려움과 함께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모기 물려 농가진이 생겼을 때처럼 처음에는 500원짜리 동전 만하다가 어른 주먹만큼 커지고 후에는 골반과 엉덩이, 허벅지 전체가 부풀어 오르며 뜨끈뜨끈 열감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붉게 부풀어 오른 몸을 보며 놀라고 당황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병원에 문의 전화를 했습니다. 병원에서 하는 말이 주사약 중에서 가려움과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 성분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며 병원에 내방해서 진정 주사를 맞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치료가 한번, 세 번, 다섯 번... 대부분의 부종은 가라앉았지만 왼쪽 골반 부위에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기 시작했습니다. 딱딱한 차돌멩이 하나가 들어있는 것 같은 덩어리는 한 달, 두 달... 6개월이 되어가도록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붉은 반점으로 시작되었다가 나중에는 색소침착으로 갈변하더니 덩어리가 쪼그라들며 마치 대추 말린 것 같은 모양새로 변질되었고 그 부분만 움푹 패이는 현상이 보였습니다. 직감적으로 '어? 좀 수상한데...??' 하는 느낌과 함께 '싸~한'기운이 등골을 간질였습니다.


불안도 잠재우고 원인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정밀검사를 위해 2박 3일간 입원을 해야 한다는 정형외과 교수의 진단과 함께 바로 입원 결정이 내려졌고, 2박 3일 동안 MRI를 비롯해서 수술 전 검사까지 모두 마치게 되었습니다. 3일째 되던 아침. 담당 교수의 회진시간,


"로운님. MRI사진을 검토해보니 상황이 좋지 않아요. 사진상으로 봤을 때는... 근육 육종으로 보이는데, 근육 육종이 위치한 자리가 림프절에 맞닿아 있어서 꽤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게 악성종양이라면 수술을 해도 살 수 있는 확률이 5% 이내이고, 수술을 안 하고 버틴다 해도 한 달을 넘지 못할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는 로운님 수술을 해 드릴 수가 없네요. 국립암센터로 트렌스퍼해 드릴 테니 거기서 다시 진단받고 수술을 받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차트를 보니 3개월 뒤 인 9월 3일에 우리 병원 내원 예약이 잡혀있네요? 혹시 살아있다면 그날 만납시다!"


동글이가 4살밖에 되지 않아서 보호자 없이 간호간병 병동에 입원 해 있었습니다. 5인실에 있던 환자에게 회진을 돌며 무심하게 시한부 한 달을 선고하며 수술 거부와 악성종양에 대한 설명을 하는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이 돌아보며


"아이고, 새댁...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이를 어째... 그리고,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보호자도 없는 환자한테 저렇게 무책임하게 이야기하고 가면 어떡하누..."

"어떡해요... 많이 놀랐죠? 듣는 우리가 다 간이 벌렁벌렁한데 마음이 어떻겠어요... 선생님이 너무 하시네..."


위로의 말을 건네는 다른 환자들의 걱정 어린 이야기가 귓가에 맴돌며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시작했고 머리는 바삐 움직였습니다.


'한 달? 한 달밖에 못 산다고? 우리 동글이는 어떡하지? 4살밖에 안됐는데?'


한 시간쯤 흘렀을까요?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 음... 의사 선생님 회진 다녀가셨는데 악성암일 수 있으니 암센터로 병원을 옮기라고 하네요. 예약은 내가 지금 핸드폰으로 했고 월요일 9:10이에요. 오늘 토요일이라서 일단 이 병원에서는 퇴원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 데리고 병원으로 와주세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살려달라'라고 의사 선생님께 울부짖으며 매달릴 여유 따위도 없었습니다. 악성종양이면 수술을 하든, 안 하든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만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그 순간. '무엇부터 해야 하지?'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집에 내 물건이 너무 많구나. 내가 떠난 뒤에 아이들이 엄마의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서 슬프면 어떡하지? 집에 가서 일단 물건들을 정리부터 하자! 그리고 뭘 해야 하지? 동글이가 4살인데 친정엄마한테 아이를 맡길 상황도 안되고, 남편 혼자 일하면서 아이를 챙길 수 있을까?'


분주한 마음과 생각으로 이미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대한 애착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내게 주어진 한 달 동안 주변 정리를 어떻게 하고 떠나야 남은 사람들이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 만으로도 너무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근육 육종은 아니며, 심각한 육아종으로 진단을 받고 7차례의 수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완경을 맞았으며, 이른 갱년기를 보냈습니다. 독한 항생제를 2년 정도 복용한 탓에 위벽이 얇아져 장상피화생이 되었고, 역류성 식도염과 고지혈,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며 다가오는 50세를 준비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나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젊은 날 너무 열심히 살아서일까요? 이렇게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는 지금 이 시간이 감사합니다. 지금 내가 20대라면 해야 할 많은 일들 속에 파묻혀 분초 단위로 뛰고 있었을 겁니다. 그때 저는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30대라면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느라 워킹맘으로 하늘의 구름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가끔 타임머신을 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지를 묻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NO!!"라고 말합니다. 지금, 오늘, 이 시간은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나이를 먹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살아낸 보상으로 주어진 시간이고 삶이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관심이 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웠습니다. 친구들이


"너는 학원을 다니면 되지, 학교를 취미로 다녀? 네가 사치 중 가장 부유한 사치를 부리는 거 아니니?"

"네가 지금 대학에서 공부를 할 게 아니라 강의를 해야 하는 거 아냐?"


라고 말할 만큼 여러 번 학교를 다녔습니다. 제대로 배우고 싶고, 대학의 캠퍼스가 좋습니다. 그런 이유로 대학에서 유아교육, 사회복지, 미술치료, 몬테소리를 배웠습니다.


얼마 전 남편에게 정원 외 전형으로 건축과를 가고 싶다고 했다가 가족들에게 한 소리 거하게 들었습니다. 대학 캠퍼스에 발을 디디면 배움의 열기와 생동감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합니다. 그 느낌이 너무 행복합니다.


취미활동에 관하여도 못하는 것을 꼽을 만큼 다양한 것을 배웠고, 독학했고, 잘합니다. 열심히 살았거든요. 그리고, 내 삶이 경제적으로 조금 자립된 어느 날부터 지역사회에서 제가 가진 재능을 나누며 살아갑니다. 아래와 같은 편지를 받으면 힘이 나죠.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로움입니다.


심성수련 수업에서 초등6학년 남학생에게 받은 편지 中


6학년도 아는 삶의 가치는, "사는 것은 누구나 다 힘들고, 모두가 처음이다."라는 것입니다.


모르고 살아가는 미지의 어느 날을 두려움으로 맞선다면 두려울 수 있으나 기대와 설렘으로 맞이하면 두근두근하지 않을까요? 한 해 한 해 지나오며 젊음은 멀어지지만, 노련함이 다가오고, 익숙함이 기다립니다. 조금 더 의연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젊을 때 못 보던 시각으로 여유 있는 조언도 해줄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것도 참 좋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이 주어집니다. 나이가 반가운 손님은 아니지만 피할 수 있는 손님 또한 아닙니다. 그렇다면 즐겨야 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너나 내나 할 것 없이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서 맞이하는 것이 조금 더 행복감을 갖고 살 수 있는 힘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와 여러분이 살아가는 시간, 이 시간 속에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오늘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활기차게, 이왕이면 소리 내어 웃을 수 있는 날로 열어보고 싶습니다. 행복하고 좋은 날 되세요.


오늘도 미소가 가득한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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