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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an 21. 2022

깔딱 고개

숨이 깔딱거릴 정도로 힘들게 오르는 고개.

깔딱 고개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힘에 부칠 때

함께 걸어 줄 이 하나 곁에 있으면

그로 족하다.

깔딱깔딱 숨이 넘어가는데

누구 하나 손잡아 줄 이 없으면

그것이 더 서럽다.


숨이 차올라

목구멍이 아릴 것을 알면서도

뒤쳐지는 두 다리를

하나 끌고 다른 하나를 끌어내어

한 걸음 두 걸음 굳이 굳이 떼어보는 것은

저 고개 하나 넘으면

숨 돌릴 평지가 나올 것을 알기 때문이리라.


네가 알고 내가 아는 그 고개 너머

숨이 격하게 차오를수록

숨 돌릴 평지가 주는 안락함이 더 커지고

곁에서 손잡아 준 이가 더 애틋하니

비록 내 지금 좀 힘겹더라도

함께 걸어준 이 마주 보며 견뎌보리라.


고통이 짙을수록

이겨내었을 때 더한 기쁨이 오리니

오늘 내 비록 힘에 부쳐

더듬더듬 땅 짚으며 저 고개를 넘지마는

몸 근육 마음 근육 단련하면

어느 밝은 그날에는

훨훨 날아 뛰 다닐 수 있으리라.


그럴 줄 알면서도

나와 함께 해 주어 고마우이

내 잊지 않고 그대 힘겨울 때

이 되어주겠소.


그때는 두 손 맞잡고

다시 한번 이 깔딱 고개를 올라봅시다.

단단해진 나와 네가

가픈숨을 수월하게 내 쉴 날이

오지 않을까 싶소.

그날까지 우리 우정 변치 말고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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