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는 구정이 있는 주간입니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5일간의 연휴가 이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휴식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연휴! 여러분에게는 어떤 기간으로 다가오시나요?
과일을 사러 마트에 나갔더니 선물세트로 마련된 과일 박스들이 천정까지 쌓여있고, 개수를 세어 파는 과일들도 지난주와 확연히 다르게 가격이 올라있습니다. 1년에 2번, 명절 대목을 챙기기 위해 준비된 선물세트를 보며 명절이 다가왔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열대 위에 나열된 식재료와 과일 등의 가격은 벌써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주말이 되면 더 오를 테죠.
지난해 방영되었던 카카오TV [며느라기]가 올해 [며느라기 2]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는 웹툰을 먼저 읽고 웹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며느라기]는 "시댁 식구들에게 이쁨 받고 싶은 시기"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 가정을 이룬 후 그의 가족들과도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여성이 며느리가 되면 누구나 겪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으셨겠죠?
며느라期(기)는 사춘기,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게 되는 시기라고 합니다. 시댁 식구한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그런 시기. 보통 1~2년이면 끝나는데 사람에 따라 10년 넘게 걸리기도, 안 끝나기도 한다더라고... [며느라기 웹툰 中]
새 식구는 예쁨 받고 싶은 마음으로, 맞이하는 가족들은 (남의 집 귀한 자식을 거저 얻은 것이니) 감사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맞는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마음은 단지 며느리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사위도 "남의 자식"인 것은 같으니까요.서로 다른 부모 아래에서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 동안 자란 두 사람이하나가 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양쪽 집 모두에게 행복으로 다가오려면 맞이하는 마음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서로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온 식구가 모인다면 웃음꽃이 피어나지 않을까요?
고3이 된 앵글이와 [며느라기 2] 1, 2편을 함께 보다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고3이 무슨 웹드라마를 보느냐고 하시려나요? 고3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
"엄마, 왜 여자 쪽 집을 친정이라고 불러? 남자가 자기 집을 친정이라고 부르지는 않잖아?"
"그러네? 그런 생각을 안 해봤어."
"남자 집을 본가, 여자 집을 처가라고 하고, 여자도 자기 집을 친정이라고 부르는 게 엄마는 이상하지 않아?"
"남자 입장에서 자기 집은 뭐라고 불러야 하지?"
"나도 모르지. 결혼을 안 해봤는데..."
정말 생각해 보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아시나요?
"엄마, 그런데 왜 남자 쪽 동생들을 아가씨, 도련님이라고 불러?"
"시댁 쪽 호칭이니까 그렇지."
"아니 그럼 여자 쪽 동생들도 아가씨,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공평한 거 아니야?"
"여자 쪽 동생들은 처남, 처제... 그렇게 부르지."
"그러니까... 남자 쪽 동생들은 높여 부르고 왜 여자 쪽 동생들은 낮춰 부르냐고... 기분 나빠. 내가 그럼 나보다 어린애들한테 도련님,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는 거잖아."
"그런 이야기들이 예전부터 많이 나와서 요즘에는 이름을 부르는 집들도 많아졌어."
"많아진 거지 모두가 그러는 것은 아니잖아. 내가 결혼했는데 그 집에서는 그렇게 부르라고 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렇지?"
"그런 것들이 모두 남자 쪽에 맞춰져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아이의 말이 맞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저는 그러려니 하고 시키는 대로 받아들였고, 아이는 그것이 부당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는 차이가 있는 것이죠.
"그럼 엄마, 명절에 우리 집을 먼저 오는 남자랑 자기 집을 먼저 가는 남자 중에 어떤 남자가 나를 더 배려해주는 거야?"
"음... 뭐가 더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명절날 누구 집에 머무르냐가 중요한 것 같아."
"그래? 왜?"
"예를 들면, 외갓집에는 자식이 딸 하나잖아. 친가에는 아들 둘, 딸 둘이 있고,..."
"그렇지?"
"명절 당일에 TV를 틀면 귀성길 뉴스랑 자식들이 집에 방문하는 인터뷰가 계속 나오잖아. 엄마가 시댁으로 가면 외갓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만 계시잖니? 방송을 보면서 부럽고 외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러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해라!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부분들이 양해가 된다면, 명절 당일 엄마가 외갓집에 먼저 들러서 명절을 보내고 시댁으로 간다면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외롭지는 않으시겠지."
"그럼 그렇게 하면 되지 그게 뭐가 어려워?"
"어렵지. 양가 모두 합의가 돼야 하는 부분이잖아. 명절이 두 번이니까 한 번은 본가, 한 번은 외가로 먼저 가자! 와 같은 약속을 미리 하고 어른들께서도 동의해야 하는 거지 어른들의 승낙이 없으면 어려워."
"그럼 나는 나중에 결혼해서 각자 자기 집으로 가는 것으로 합의를 봐야겠다."
"그게 될까? 그때 가서 이야기해보자." (^^;;)
궁금증이 많아진 앵글이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명절 전 주간입니다.
"엄마, 우리 집은 명절에 음식을 나가서 사 먹잖아. 그건 어떻게 하게 된 거야?"
"응.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아파트에 살 때 동글이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명절을 치러야 했었어. 신생아를 데리고 음식 하기가 어려워졌잖니? 그래서 아빠가 동글이 크는 동안 외식을 하자고 제안을 했어."
"그렇구나. 친구들 중에 명절에 외식하는 집은 우리 집 밖에 없어. 처음에 그렇게 하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하는 분은 안 계셨어?"
"그때는 우리 집에서 명절을 치러야 했고, 몸조리 중인 데다 신생아 데리고 음식을 할 수가 없었으니까 아무도 뭐라 하지는 않으셨지."
"나는 명절 음식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좋던데...?"
"처음 몇 번은 큰집에서도 명절에 음식 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었는데 몇 년 지나니 지금은 이게 더 편하다고 하시잖아. 밥은 외식으로 하고 다과만 우리 집에서 나누니까 일하는 사람, 쉬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서 더 좋은 것 같아."
우리 집 명절 풍경은 다른 집과 좀 다릅니다. 막내며느리지만 시부모님을 곁에서 모셨고, 그러다 보니 명절을 우리 집에서 치르게 되었습니다. 명절이라고 해서 여느 집처럼 많은 음식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막내이고 살림 솜씨가 미숙한 점을 배려해주신 덕분에, 비빔밥으로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도록 나물류와 잡채, 5종류 정도의 전, 국(주로 쇠고기 뭇국, 미역국 등), 갈비찜, 불고기 정도의 찬으로 명절을 맞았었죠. 음식을 준비하고 시가족들과 함께하는 만남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늦둥이 동글이를 낳으며 몸이 빨리 회복되지 않았고 신생아를 돌보며 음식 준비와 손님맞이를 하는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동글이가 태어나고 맞은 명절에'앞으로의 명절은 집에서 음식을 하지 않고 나가서 사 먹자'는 제안을 해 주었습니다. 아내를 배려한 남편의 용감한 제안이었죠. 덕분에 가끔은 집에서 준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명절에 평소 가지 못했던 식당으로 미리 예약해서 호사스럽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음식을 먹고 들어오니 집에서는 다과와 차를 나누며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이는 곳이 우리 집이다 보니 제가 형님보다 많이 움직이기는 하지만, 과일과 미리 준비한 간식류, 커피와 음료 등만 나누는 것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TV를 보기도 하고, 컴퓨터 게임, 또는 명절놀이 등을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집안에서 제일 어린 동글이가 심심해하지 않고 집에 가자고 보채지 않으니 집이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점심은 거하게 외식을 했고, 저녁까지 먹어야 할 상황이 되면 배달이 가능한 음식들을 시켜서 먹기도 합니다. 제가 여력이 있을 때는 간단하게 비빔밥 정도 나눌 수 있게미리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명절에 며느리는 일하고, 아들들은 부모님과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사라졌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되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편안했습니다. 그렇다고 명절에 모든 가정이 외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하는 글은 아닙니다. 각 가정마다 상황과 형편이 다르니 각 가정의 풍토에 맞게 명절을 치르게 되겠지만, 가족 중 누군가 몸도 마음도 불편함이 생긴다면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딸아이가 자라고 있으니 딸 둔 엄마 마음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며느라기 웹툰 中]
[며느라기]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찬밥을 먹고 남성들께는 갓 지은 밥을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과 후 접시에 남은 과일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먹어 치우는 장면에서 며느리는 즐기지 않는 과일을 시어머니가 권하시니 억지로 먹는 장면도 나오게 됩니다. 공감하며 주인공 사린이 입장에서 원성을 높이는 독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결혼 적령기에 놓인 여성분들은 비혼 장려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웹툰과 방송을 보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저도 사린이 같은 며느리입니다. 그런데 앵글이에게는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좋은 것, 싫은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되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잘 전달하는 대화법을 공부하라고 말이죠. 찬밥을 먹자고 권했을 때 마지못해 그러마고 대답하는 것보다는,
"저도 갓 지은 밥을 먹고 싶어요. 찬 밥은 모아뒀다가 다음 끼니에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것은 어떨까요?"
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사린이가 겪는 시댁의 주방 풍경은 실제와 많이 닮아있거나 어쩌면 실제가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80년대 이전에 태어나 결혼 후 맞이한 시댁을 겪고 있는 며느리라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며느리로 살고 있는 우리가 2000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며느리로 맞게 될 때도 지금과 같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우리처럼 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겪으며 서글프고 고단했던 모습 그대로 우리 아이들도 찍어낸 듯 닮은 모습으로 살기를 원하는 부모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앵글이가 질문할 때 하나하나 함께 고민하고 진심으로 조언을 해 줍니다. 어쩌면 그 조언은 '후회'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섭섭하고 속상했던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상황이 닥쳤을 때 마지못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내 입장을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며느라기 웹툰 中]
설거지를 끝내고 가족들이 모여 앉은 식탁에 사린이가 다가오니 이미 다과상이 다 비워져 있습니다. 시누는 앉아서 마음에도 없는 인사치레를 하고, 남편은 눈치코치가 없습니다. 상을 차리고 치우고 다과를 준비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모든 일은 며느리 몫입니다. 아들의 피곤함은 보이는데 며느리의 피곤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며느리이신가요?
이 장면을 보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수대에 하나 가득 설거지가 쌓였을 때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만류하는 시어머니를 마주했을 때,
"어머니, 저도 힘들어서요. 함께 하고 함께 쉬고 싶어요. 구영씨와 아가씨가 도와주면 빨리 끝내고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잖아요."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래서 앵글이에게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뒤에서 울며 마음에 상처를 쌓지 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제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아이들이 가정을 이룰 때는 거의 대부분 맞벌이로 신혼을 시작할 테고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올 겁니다. 만약 어느 한 사람에게 가사 및 본가와 처가 대소사를 돌아보는 일까지 몰린다면 과연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수하게 될까요? 며느리로 살고 있는 우리의 사고를 바꾸는 연습을하지 않으면 우리도 우리가 겪은 그 불편함에 익숙해져 우리의 며느리와 사위도 우리처럼 살도록하지 않을까요?
가족들 생일에는 직접 만든 케이크
어떻게 생일을 보내시나요?
우리 집은 이벤트가 없습니다. 종갓집 외딸로 자란 저는 명절,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 어버이날,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을 대소사처럼 챙기며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고 철이 들면서 왜 꼭 기념일을 만들어 특별하게 보내야 할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먹고 싶고, 사고 싶고, 챙겨주고 싶을 때 챙겨주고 기념일을 없애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 남편과 제 생각이 잘 맞아 우리 집은 이벤트가 없습니다. 생일이라고 더 특별한 만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술로 만들어진 기념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어쩌면 특별한 날에 전달되는 애틋한 의미가 없어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살아보니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괜찮았습니다.
"엄마, 우리 집은 기념일이 없잖아. 나는 엄마한테 자라서 다들 우리 집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집 같이 사는 집은 없더라?"
"그렇지. 내 주변에도 없어."
"그런데 나는 우리 집처럼 사는 게 더 좋은데 나중에 이런 부분 때문에 남자 친구가 섭섭해하거나 둘이 싸우게 되면 어떡하지?"
"한 번에 바꿀 수는 없으니까 친해지는 과정에서 네 생각을 잘 설명을 해 주면 되지.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절충되는 안이 나올 수도 있고, 네 방법이 더 마음에 들 수도 있잖니?"
"그런데 엄마, 결혼을 했는데 [며느라기]처럼 시어머니 생신상은 꼭 며느리가 차려야 한다며 나한테 시키면 어떡하지? 왜 시어머니 생신상을 며느리가 꼭 차려야 해?"
"옛날부터 지금까지 며느리들이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렇지. 하고 싶고, 하기 싫고 그런 생각 없이 당연히 해야 하나 보다 생각하고 해왔던 일들이라 그런 거야."
"나는 그게 부당하다고 생각해. 만약 내가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리면, 사위도 엄마 생신상을 차려주는 게 맞지 않아?"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며느라기 2]에서 시어머니 생신 전날 구영은 아내 없이 생신상을 차리기 위해 장을 본 후 본가를 찾아갑니다. 며느리와 동행하지 않은 모습에 시가족들은 당황합니다. 여동생과 함께 생신상을 차릴 거라는 아들의 말을 듣고 시부모님 얼굴에 섭섭함이 스쳐 지나갑니다. 생신날 저녁 외식으로 온 가족이 식당에 앉았습니다. 다들 가만히 있는데 시이모가 나서서 며느리들을 타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식 키우느라 애쓰고 결혼시킨 언니가 생일상 한 번을 며느리에게 못 받느냐며 역정을 내는 장면에서 많은 독자들이 분개했습니다. 며느리로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을 겁니다. 익숙하게 해 왔던 일들이 방송을 통해 조명되면서 내면 깊숙이 있던 생각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알고 있어도 부정할 수 없어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일화들을 눈으로 보며 내 일 같고, 내 일이 그것보다 더 해서 무릎을 치며 바라봅니다. 그런데 내가 시어머니가 되면 나는 좀 다를까요?
남편 없이 시댁에 먼저 가서 전을 부치는 사린이 [며느라기 웹툰 中]
금변 명절에는 명절이 지난 후 "명절로 인해 부부간 불화" 또는 "구정 명절이 이혼을 부른다"와 같은 기사를 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기쁘고 행복한 만남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만남이 불편하고 부부간 불화가 생길 만남이라면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못 가겠다는 전화 한 통으로 궂은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사람들은 이내 잊습니다. 당장은 호통으로, 어른들의 섭섭함으로 큰일이 날 것 같지만 다른 가족들과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불편했던 마음을 잊고 명절을 잘 보내게 될 것입니다. 지나고 나서 다시 쓴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싫은 소리 몇 마디보다 내 가족, 내 남편, 내 아내가 더 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지키고 가꿔야 할 것은 "원가족"인 내 가정입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부모와 집을 떠나 독립을 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마음이 섭섭할 것을 염려하여 매일 나와 함께하고, 나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하는 내 남편, 내 아내가 멍들고 있다면 과감하게 내 식구를 먼저 돌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집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집에서는 아내가 내 남편, 내 아내를 지켜주고 돌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며느리와 사위는 자식이 아니라 VVIP 손님입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자식으로 30여 년 동안 곱게 키워져 기꺼이 우리 가족이 된 사람들이죠. 당연히 보호하고 아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30여 년의 시간 동안 아무런 투자와 보살핌 없이 거저 받은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당당하게 며느리와 사위의 희생을 기대하셨나요? 그렇다면 생각을 바꿔보세요. 당신의 아들과 딸도 결국 남의 집 며느리와 사위로 살아갈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