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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Feb 24. 2022

인터넷 주문도 고수가 하면 다르다

인터넷 주문이라고 얕보지 마라!

코시국에 새벽 배송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쇼핑 문화가 달라졌다. 외출을 하지 않아도 손가락만 몇 번 '클릭' 하면 현관 앞으로 집결! 배송되지 않는 품목은 없다.


작년에 10년 동안 함께하던 김치냉장고가 스스로 생을 다하여 새 친구를 들였다. 대리점에 가서 프로모션과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끼고 나름 착한 가격에 샀다고 자랑스레 들여놓았다. 그런데 아래층 동생은 폭풍 인터넷 검색으로 우리 집 김냉보다 더 최신 제품을 내가 산 가격보다 무려 80만 원이나 싸게 사고 사은품으로 동글동글 너무나 예쁜 딤채 미니 냉장고까지 받았다. '이런...' 자랑스럽던 마음이 홀라당 달아나고 괜스레 억울한 생각마저 들었다. 인터넷 쇼핑 고수들을 따라가려면 한 참 멀었다.


얼마 전 건전지 하나로 TV를 깨뜨렸다. OLED 바로 전 단계로 오백만 원이 넘는 TV를 역시 대리점에서 주말 특수와 프로모션을 끼고 420만 원에 샀었다. 그런데 아래층 동생은 85인치 TV를 해외직구로 250만 원에 샀다. '이런...' 역시 인터넷 쇼핑은 동생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그런데 가전제품을 사야 할 일이 생기면 또 대리점에 가게 될 것 같다. 이상한 꼰대 기질이 가전제품 살 때 꼭 나타난다. 왠지 가전제품은 대리점에서 파는 것만 정품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인터넷이 더 싼 줄 알면서도 대리점을 꾸역꾸역 가게 되는 걸 보면 습관이란 참 무섭다.


경쟁하듯 여러 업체가 제품을 내놓는다. 매일 실시간으로 가격이 들쑥날쑥하다. 같은 물건도 여러 사이트를 오가며 비교를 하면 더 싼 곳이 있다. 사실 이렇게 따지면 손가락 운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 분석, 업체 선정, 정확도, 물건의 파손 방지, 오배송, 신뢰도 등등 따져야 할 조건들이 만만찮다.


인터넷 주문이라고 얕보지 마라! 엄청난 스킬이 필요하다. 하물며 배달음식 하나도 업체마다 배달료가 각기 다르고, 어떤 식당은 올려놓은 음식 가격도 다르다. 예를 들면, OO떡갈비집은 직접 전화해서 음식을 주문할 경우 떡갈비 정식 12,000원에 배달료 4,000원을 받는다. 그런데 배달 앱으로 할 경우 같은 음식을 14,000원에 배달료 3,500원을 받는다. 따지고 보면 직접 전화해서 주문하는 것이 더 낫다.


주문은 로켓 배송, 샛별 배송, 새벽 배송을 주로 이용한다. 새벽 배송으로는 간식류(과자 및 라면류), 로켓 배송은 프레시 제품과 밀키트를, 샛별 배송은 샐러드류와 간편식을 주문한다.


저녁 10시가 넘어갈 시간 앵글이의 외침이 들려왔다.


"엄마, 덴마크 드링킹 다 떨어졌던데?"

"그래? 주문하지 뭐..."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남편과 나는 흰 우유보다 레미콘 우유를 좋아한다. 가끔 우유를 먹고 싶을 때 달달한 레미콘 우유에 빨대를 꽂아 찔끔찔끔 마시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우유를 마시지 않는 앵글이는 드링킹 요구르트를 좋아한다. 로켓 배송으로 주문할 때의 단점은 8개씩 한 박스 단위로 주문된다는 거다. 샛별 배송에서는 한 개씩 주문 가능해서 여러 가지 맛을 살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오늘은 로켓 배송으로 낙점되었다. 이것저것 담아서 배송 버튼을 눌렀다.


다음날 아침 7시.

[로켓 배송 2박스 문 앞으로 배송했습니다.] 문자가 들어왔다. 반갑게 현관 앞으로 출발~

허걱... 현관 앞에 몸집보다 커다란 박스와 프래시백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 뭐지?? 어제 주문한 품목에 이렇게 커다란 물건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 평소와 같다면 프래시백 2개면 됐을법한 분량이었다. 프래시백에 담긴 채소들을 냉장고에 정리해서 넣고, 종이박스를 밀려하는데 어랏!! 꼼짝을 하지 않는다.


'뭐지? 왜 이리 무거워??'


커터칼을 이용해서 박스를 조심스레 개봉했다. '아풀싸!! 이런...' 요구르트 드링크와 레미콘 우유가 2박스씩 들어있었다. 장바구니에 담아진 품목을 확인하지 않고 또 눌렀던 모양이다. 덕분에 김치냉장고 두 칸을 레미콘 우유와 요구르트 드링크가 차지했다. 이걸 언제 다 마시나... 유통기한도 26일까지였다.


가지런히 정돈된 나의 최애 음료수들

오늘 아침에도 로켓 배송이 다녀갔다. 교정치료 중인 내게 딱 좋은 제품을 발견했다. 친구에게 받은 치간 이쑤시개가 그것이다. 양쪽 끝 부분에 한쪽은 치간칫솔모가 한쪽은 이쑤시개로 되어있는 제품인데 나무나 당면 소재로 되어있는 이쑤시개보다 훨씬 편리하고 잇몸 자극이 없었다. 임플란트가 여러 개 있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제품이었다. 환경을 생각해서 분리배출만 잘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제품은 없는 듯하다.



일주일이면 두세 번씩 새벽 배송이 다녀간다. 다행히 박스 사용을 최소화하고 보냉백을 사용하는 업체들에서 주문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배송을 받다 보니 분리배출해야 할 종이박스, 포장재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환경을 생각해서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요즘처럼 확진자가 연일 20만에 가까운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살면 살수록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 펼쳐지고, 그 편리함 때문에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난다. 나 역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선택 속에서 어떻게 하면 환경을 생각하고 감염병으로 외출이 제한된 현실과 상생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매일이 고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가 참 좋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로운입니다.  




♥️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이유.

1. 전국 어디를 가든 인터넷이 빵빵 터진다.

2. 배달 문화 특히 로켓 배송은 정말 최고다. 오늘 주문하고 오늘 받는 로켓 배송을 포기할 수 없다.

3. 거리를 돌아다녀도 총 맞을 일은 없다.

4. 시간만 낸다면 배울 거리, 놀거리 혜택을 공짜로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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