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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ul 11. 2021

글을 씀으로 얻는 선물 그 치유력에 대해서...

경이로운 작가들의 필력

슬기로운 의사생활, 펜트하우스가 시즌2, 3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건 작가의 필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잘 맞아떨어져서 인 듯하다. 예전에는 인기가 급상승해서 시즌 2를 만들면 원작의 명성에 못 미치는 예가 비일비재했다. 요즘은 진기한 현상이 일고 있다.


펜트하우스, 슬기로운 의사 생활, 결혼작사 이혼작곡처럼 시즌이 거듭될 것을 미리 기획하고 대본을 써서인지 드라마를 보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전작에 살포시 숨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쳐 지나갔을 소품 하나도 허투루 지나칠 것이 없는 것을 보며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섬세함은 어디까지 인지 놀랍도록 경이롭다.


SBS, tvN, tv조선 공식 홈에서 옮겨왔습니다.


시즌이 이어지는 드라마의 촬영장 에피소드가 SNS 짤로 돌고 다음화를 예측하는 시청자들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어느 쪽의 의견이 본방과 맞아떨어질지 예측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한몫 거들어준다. 


딸과 함께 시청하며

"혹시 다음을 예측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게 보조작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했다.


도깨비, W, 시그널 같은 드라마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정도를 넘어 볼 때마다 그전에 미처 못 봤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며 늘 새 드라마를 보는 듯한 흥미를 느낀다.


tvN, MBC 공식 홈에서 옮겨왔습니다.



다음화 기다리는 조바심이 싫어 극의 회차가 중반을 넘을 즈음 몰아보기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버릇이 있다. 극 초반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스토리와 함께 엮어지고 극의 전개를 풀어가는 부분을 끊어보면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인데 요즘은 극이 진행되고 있는 본방 중간중간 인터넷 기자들이 마치 대본을 그대로 옮긴 듯 스포를 함께 올린다. 다음 장면이 궁금하고 한참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본방 스토리를 동시에 기사화해서 올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극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하다.


스타 작가들의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다 보면  저런 스토리와 대사들을 어떻게 꾸려나가는 걸까 싶다. 다양한 인물들의 세심한 설정과 직업에 맞는 전문성까지 살아본 것도 아닌데 경험하지 않고도 그만한 필력이 있음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만한 필력에 비교도 안될 글솜씨를 가지고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쓴다. 구독자가 늘면 '와우~~~ 오늘도 한분 늘었네? 앗싸~' 하다가 다음날이 되면 한분 줄어 있기도 한다.


글쓰기 초반에 어느 작가님이 쓴 글에서


읽지도 않고 라이킷 먹튀 하지 말아 주세요. 구독하다 갑자기 나가시면 슬퍼요.

라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피식~ 웃음이 나왔더랬다. 이미 수백 명의 구독자 팬을 두신 작가님들은 별 영향을 안 받겠지만 이제 몇 명씩 '읽어주는 이'가 생겨가는 글쟁이에게는 한 분 한 분이 더 소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것에서 자유로 우리라!' 다짐하며 시작한 글쓰기였다. 좋아서 쓰는 것이고 나 자신과의 겨루기에서 경쟁 중이다. 누군가 비교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꾸준할 수 있는지, 글쓰기를 즐길 수 있는지, 글을 씀으로 마음이 평안해지고 치유되는 경험을 누려가고 있는지를 느껴보고 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는다. 나의 내면을 드러내고 꽁꽁 숨겨둔 상처와 마주하는 데 브런치가 만들어 준 보이지 않는 이 작은 공간은 치유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심리상담을 위해 상담사를 만나면 "나"에 대한 가계도부터 나를 알리는 설명까지 적게는 3회기에서 5회기 정도의 회차를 소비해야 했다. 다행히도 그 가운데 내게 묻혀있던 어려움을 꺼내어 보듬을 수 있는 상담사를 만난다면 행운이다. 불행하게도 그런 상담사를 만난 경험이 내게는 없었다.


대게 아픔도 해답도 내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꺼내기 불편해서 담아두고 있거나, 내가 내린 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어 묻어둔 채 살고 있을 뿐, 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글쓰기는,

특히 브런치에서 글쓰기는,

치유력이 있다.


아무도 내가 나인지 모르는 이곳에

살며시 아픔과 갈등, 고민과 상처를 용감하게 드러내도 괜찮다. 때때로 맘 좋은 구독자가 비슷한 경험으로 아팠지만 극복해가고 있다는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한다. 수만 원의 상담료를 지불하고 낯선 이와 면대면으로 상담해야 하는 불편과 혹시 모를 소문 따위를 겁내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무모한 도전으로 글을 쓰고 있다. 다른 사람이 되어 각기 다른 인물의 내면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다. 그래서 지금도 난 글을 쓰고 있다. 거창한 것을 바란 적도 없다. 하나가 마쳐지면 해냈다는 안도감과 벅찬 기쁨이 선물로 다가올 것 같은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설렘 때문에 숱한 작가들이 브런치에서 글을 쓰나 보다.


오늘도 내일의 성장을 기대하며

가자! 앞으로...











사진출처 : SBS, MBC, tvN, tv조선 공식 홈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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