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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un 06. 2022

"브런치 라이킷♥"

출석체크 같은 것!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펼쳤다.

오늘은 2022년 6월 4일!

브런치를 시작하고 딱 1년째 되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1주년 기념 글의 주제가 '라이킷'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는 단순 호기심이었다. 우연히 알게 되었고, 알려준 지인에게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잘 몰랐던 지인은,


"브런치! 아무나 글을 쓸 수 없는 곳이야."

"브런치 작가! 아무나 될 수 없어."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으면 글공부 좀 해보지 그래?"


라고 안내해 주었고,

 

"브런치! 나도 할 수 있어."


를 보여주고 싶어서 망설임 없이 발을 디뎠다.


유창한 글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글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온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작년에 썼던 글들을 지금 읽으면 어딘가 모르게 촌스럽다. 브런치 글쓰기 창에 있는 기능들을 모를 때라 세련된 맛도 없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할 여력도 없었다. 그저 열심히만 썼다.


브런치 시작하고 한 달쯤 되어서야 '라이킷♥'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호기심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무모한 용기가 내게 있다. 덕분에 브런치도 겁 없이 들어왔다. 궁금하면 파고들어 따져보고 분석하는 치밀함도 있다. 어떻게 하면 잘 읽힐까 생각하며 거의 매일 글을 썼다.


글의 주제에 따라 피드가 좋아하는 유형이 있고, 브런치 작가들이 좋아하는 글도 있다. 알고리즘은 좋아서 낚아갔지만 독자가 좋아하지 않는 글도 있었다.


지난 1년,

브런치 구석구석을 요리조리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브런치 욘석이 요물이다.

들어설 때는 마음대로 들어섰지만, 돌아설 때는 마음대로 돌아설 수 없는 곳이 이곳, 브런치다. 단순히 글만 쓰는 곳이 아니라, 함께 글을 쓰는 이들과 교류하며 얽히고설킨 관계가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브런치에 스며들어갔다.


1년의 시간 동안,

많은 분들과 글벗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셨다.

때로는 상처가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살다 보 좋은 일도, 아픈 일도 있을 있어!'

라고 위로해주는 글벗들 덕분에 나는 아직도 브런치에 머물고 있다.


브런치는 그렇게 나와

나는 브런치와

글을 쓰고 읽고 울고 웃으며 함께 하고 있다.



나에게 '브런치 라이킷♥'은 출석체크 같은 것이다. 글을 읽고 난 후 작가님의 글밭에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내가 누르는 '라이킷♥'의 의미이다.


브런치의 글은

평가하는 마음으로 읽지 않는다.

종이책은

비용을 들여 구입해서 읽지만,

브런치의 글은

작가가 선물한 글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받은 선물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잘 읽었습니다."

라는 화답으로 '라이킷♥'을 누른다.


글을 쓰는 이의 마음은 비슷비슷할 거다. 어떤 이는 수려한 글쓰기로 독자를 유혹하지만, 어떤 이는 나처럼 글을 배워가며 쓰기도 하니 말이다.



나에게 글은 '민낯의 나'이다.

화장으로 피부를 가리고 색색으로 뽐을 내면 아름다워 보이지만, 지우고 나면 알아보지 못할 민낯의 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서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고 추레하게 나서고 싶지는 않다.

민낯으로 다른 이들 앞에 서려면 단정해야 한다. 그래서 꼼꼼히 세수도 하고, 꾸민 듯 안 꾸민 듯 차림을 갖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되,

단정하게

인상적이게

호감 있게

가꾸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덧.

일요일 아침,

동글이의 그림책 수업을 핑계로 카페에 왔습니다.

동글이를 교실로 보낸 후

휴일 아침 문을 연 카페를 찾아 낯선 동네를 서성여보았습니다.

살랑이는 초여름의 바람 덕분에

한 걸음씩 옮기는 발걸음도,

두근두근 심장을 울리는 설렘도 새롭습니다.


주광색 불빛이 반짝이는 곳을 따라 한 걸음씩 떼어보았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쥔장의 따스한 음색도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디카페인 아아와 얼그레이 시폰 케이크를

사진 찍을 새도 없이 폭풍 흡입했습니다.

달지 않고 촉촉한 시폰 케이크에는

과하지 않은 생크림이 스리슬쩍 덮여있고,

달큼한 캐러멜 크림이 얇게 드리워져 풍미를 더해주었습니다. 홀로 맞이한 1주년 기념 파티였습니다.


홀로 외로울까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영경님~ 선물 감사해요~ ♥


낯선 동네에서 외로울까

영경님이 한달음에 달려와주었습니다.

영경님의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1주년 선물로는 안성맞춤입니다.

관계의 중요성을 감사함으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인연으로 함께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브런치 라이킷♥"은 이런 느낌인 것 같습니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설렘,

낯선 이의 방문도 마냥 반갑고 고마운 느낌,

글벗들의 발자국이 꾹꾹 찍히는 것에 감사와 안도, 그리고 기다림...

글벗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글을 쓰게 하는 응원의 마음...

 ♥(하트)가 전해주는 묵직한 책임감...


그 모든 것을 전해준 [브런치 라이킷♥]
"고맙습니다."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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