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글보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운 Aug 01. 2022

"엄마, 나도 찍어줄까?"

8월 첫 주 "구름이 준 선물"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같은 하늘을 같은 각도로 찍어도

흘러가는 구름을 잡을 수 없으니


각기 다른 모습으로 찍히고 마는 구름은

하늘이 준 선물 같습니다.


우리 집은 남서향으로

남쪽에도, 서쪽에도 커다란 창이 있습니다.

남쪽에서 찍으면

동네 저 끝까지 보이고,

서쪽에서 찍으면

저 멀리 김포 나루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인지 하늘을 감상하기 참 좋습니다.



높은 층에 살다 보니

나무 대신 하늘을 보며 살게 됩니다.

선명한 오색 무지개, 뭉개 뭉개 뭉개 구름,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매일 선물 받습니다.



서쪽 창의 낮은, 

높은 건물이 없어 풍성합니다.


뻥 뚫린 하늘과 넓게 펼쳐진 도시

경계를 알려주는 듯한 산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는 강까지

그 모든 자연경관이 매일 눈앞에 펼쳐집니다.



비구름이 몰려오는 날,

눈앞에 신기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사진 속에 뿌려지고 있는

폭우 기둥이 보이시나요?

어쩔 때는 왼쪽에서,

어쩔 때는 오른쪽에서 시작되는 빗줄기는

구름의 이동 따라 점차 움직이며

시원스레 빗방울을 뿌려댑니다.

마치,

마른땅에 물을 주듯 말입니다.



서향의 집은 낙조가 기가 막힙니다.


어스름 하늘 기운이 달라지면

새빨갛게 달아오른 태양이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제 빛을 뽐내기 시작합니다.

딱 8분!

마법이 펼쳐집니다.

잠시 한눈팔면

이내 산등성이로 넘어가고 마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해가 넘어가면 이내 어두움이 다가옵니다.

어두움을 따라

하나둘씩 켜지는 불빛 또한 장관입니다.

자연과 겨루기 하듯 빛을 쏟아내는 건물들이

아무리 아름다움을 뽐내려 한대

자연만 할까요?


하늘을 찍는 습관은 집에서 뿐 아닙니다.


차 안에서도

밖에서도

일을 보다가도

문득 하늘을 바라보다

이내 찰칵찰칵 누르게 되는 하늘



뭐니 뭐니 해도 햇살과 함께 한 구름이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구름을 뚫고 나온 빛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신의 재림 같은 영화로움이 느껴진달까요?



잔잔한 서해에서도

출렁이는 동해에서도

하늘과 어우러진 바다가

참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듬성듬성 흩뿌려진 구름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파주의 임진각

평화누리

마장 호수에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있습니다.

초록만 가득한 것보다

푸른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것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이 준 선물이어서가 아닐까요?



학교 다닐 적에 배운

구름 이름들 생각나시나요?

새털구름(권운), 양떼구름(고적운), 뭉게구름(적운), 노을 구름.


사랑을 할 때는

뭉게뭉게 뭉게구름에서 하트를 찾고,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와 함께 누워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나이가 드니 구름을 보며

'오늘도 잘 살아내고 있구나'

안도감을 찾는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잠시 잠깐 멈춰 서면 구름 사진을 찍고,

조수석에 앉아서도

흩어지는 주변 경관을 찍게 되는 것은,

나이가 주는 선물인가 봅니다.


삶이 분주하여

좌우 옆을 바라보지 못하다가

자연이, 하늘이, 꽃이, 나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무의 색을 보며 

계절의 흐름을 알 수 있듯이

하늘과 구름을 보아도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따라 보여주는

하늘의 색과 구름이 달라서

사진에 담아 펼쳐보니

더욱 아름답네요.



어느 날 외출 후 돌아오다

석양과 어우러진 물고기 모양의 구름이

예뻐서 찍어두었어요.


요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돌고래 모양 같지 않나요?

하늘 바다를 유영하는 돌고래 구름이

새삼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의 인식이 점차 변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어느 작가가 만든

아름다운 인물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데

구름이 있었는지

선물 한 꾸러미 던져주네요.


우르르 쾅~

긴 여운을 남기더니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앗! 얘들아 창문 닫아~!"


삽시간에

열린 창으로 들이친 빗방울로

흥건해진 방바닥!

그러다 문득,


"아~ 나 사진 찍어야지...?"


핸드폰을 들고 남서향 창에 들러붙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남쪽 창을 여니

들이치는 빗방울이 온몸을 덮칩니다.


"여보, 꼭 거기서 찍어야겠어?"

"자주 오지 않는 기이한 장면이잖아."

"엄마, 나도 찍어줄까?"

"모녀가 참 재밌게 노네."


앵글이와 둘이 방방을 오가며

사진 찍기에 진심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물기둥 보이시나요?

서서히 이동하며 소나기를 뿌려댑니다.

건너편 동네에는 갑자기 내리는 폭우가

반갑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가느다란 물기둥이 퍼지며

점점 더 거세게 덮쳐 갑니다.

20여분에 걸쳐 무섭게 쏟아지던

물기둥이 사라지자

맑은 하늘에 햇살이 드리우네요.


저~멀리 쏟아지는 물기둥


왼쪽은 5년 된 로운이의 핸드폰으로,

오른쪽은 앵글이의 2022형 폰으로 찍었어요.

제 사진에는 대낮의 먹구름으로 보이는데

앵글이 사진에는 맑은 오후

뜬금없는 소나기가 하얀 비구름과 함께 어우러지네요.


이럴 때 느낍니다.


'아~ 브런치에 사진을 올리려면 핸드폰을 바꿔야겠구나.'


제 폰 사진에서 느껴지지 않다가

앵글이의 폰으로 찍은 사진을 받으면 느껴집니다.

선명하고 깨끗한 푸른 하늘과

눈부시게 하얀 구름이요.


비온 뒤 맑아진 하늘 / 석양과 어우러진 무지개(leemi82)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걷히고

날이 개었습니다.

어느 한 곳에서는 무지개가 떴네요.

(같은 시각 동생의 인스타)

하늘이 준 선물 같은 오후입니다.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보글보글과 함께하고픈 재미난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제안해주세요.

참여를 원하시는 작가님들은 매주 일요일 주제가 나간 이후, 댓글로 [제안] 해 주시면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2년 7월 5주 [글놀이 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