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엄마와 같아.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돼."
"알았어."
다행히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짓궂은 장난을 하지 못하도록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평안한 시간이 지난 또 어느 날,
"엄마, ○○이한테 편지 받았어."
"그래?"
역시 여자 친구와 남자 친구의 감성은 다릅니다. 우리 집에서는 늦둥이라 마냥 어린 줄만 알았던 동글이가 연애편지를 받아 오니 신기하기도 하고 묘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동글아, 네가 누나보다 낫다. 누나는 아직 연애편지를 한 번도 못 받아봤는데..."
"그런데, 동글아... 네가 좀 박력이 없는 모양이구나... ○○이는 동글이랑 다시 사귀고 싶은 거 아니니?"
"그래? 그런가??"
"야! 동글!! 너도 ○○이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그렇다면 네가 먼저 ○○이한테 말을 해봐."
"아니, ○○이 엄마가 안된다고 하셨었잖아."
"그럼, ○○이에게 엄마한테 허락받아보라고 얘기를 하면 되지."
"아! 그런 방법이 있구나!!"
어수룩한 11살 동글이는 다음 날 ○○이에게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오면 다시 사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엄마, ○○이 엄마가 '니 맘대로 해!'라고 하셨대."
"그래? 그럼 허락하신 거니?"
"○○이가 그렇다는데?
"동글아, 누나가 듣기에는 좀 애매한데...?"
유야무야 동글이의 연애가 다시 시작되고 동글이는 다시 쪽지를 받아왔습니다.
"엄마, 오늘은 ○○이가 이걸 줬어."
털털한 성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선물과 쪽지였습니다.
"엄마, 그런데 ○○이 생일이 200일 되는 날 이래."
"그래?"
"동글~ 그거 너한테 선물 챙겨달라는 얘기 아니야?"
"그게 그런 얘기야?"
"누나 듣기에는 그렇게 들리는데?"
"아~ 그렇구나..."
시간이 흘러 동글이와 ○○이의 200일이 되었고, 요란했던 연애편지와 달리 조용하게 200일과 ○○이의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동글아~ ○○이한테 선물은 전해줬니?"
"응. 그런데 별 반응이 없더라?"
장난기 많은 같은 반 친구들의 반응이 부담스럽다던 동글이는 파란만장 연애를 그만둬야겠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를 사귀지 않고, 모두 함께 노는 것이 더 재미있다나요? ○○이도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200일이 지나고 두 아이는 날짜를 세던 관계에서 그냥 친구사이로 돌아갔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연애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동글이의 큰 깨달음과 함께 2022년 12월, 동글이의 초등학교 4학년 과정이 끝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