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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Feb 13. 2023

'아나바다' 나눔의 기쁨

보글보글 2월 2주 차 "하루의 기록"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하루,

반복되는 것 같지만 새로운 시간이 매일 찾아옵니다.


2월, 한가로운 목요일...

오늘의 아침밥은 선식과 구운 고구마, 레드향 한


주 2~3회 스터디, 강의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무런 일정 없는 하루가 참 귀합니다. 오늘도 사실 아무런 일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러 시간을 비운 것에 가깝죠. 2월에 들어서며 동네책방 '너의 작업실'과 [야금야금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비우기로 한 것이죠.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오픈톡에 올려 필요한 분들과 나누고, 불필요하거나 재 사용이 어려운 물품은 버리는 [야금야금 미니멀라이프]를 통해서 다람쥣과 로운이 과연 미니멀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나눌 수 있는 물품들을 '너의 작업실'로 옮기고 나눔을 받는 날입니다.


"앵글아~ 엄마 오늘 너의 작업실에 가는데 같이 갈래?"

"한참 걸려?"

"그런 건 아닌데 오랜만에 작업실 옆 아띠카페에서 레몬케이크 먹으면서 카공 어때?"

"좋지..."


둘이 나선 길, 너의 작업실이 가까워오는데 '아뿔싸!' 우리가 가기로 한 아띠카페가 내부수리 중입니다. 첫 번째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아띠카페의 레몬케이크는 정말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맛이거든요.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 어떤 케이크로도 대체 불가한 맛이기에 순간,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하필이면 오늘, 카페가 내부수리 중이라니... 언제쯤 수리가 마쳐질까? 내려가서 공기 확인을 해 볼까? 아니야, 좀 귀찮네... 그럼 케이크는 어떡하지? 집으로 그냥 가야 하나? 앵글이 한테 카공하자고 했었는데? 다른 카페로 갈까? 일부러 시간을 낸 건데 그냥 가기는 아쉽지. 케이크 말고 만족할 만한 다른 '무엇'은 없을까?


짧은 순간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공사 중인 카페를 지나 '너의 작업실'에 들어서책방지기 '탱님'의 환한 미소가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탱님을 보니 좀 전의 서운함이 온데간데 사라집니다. 그리고 야금야금 동무들이 전해 준 선물을 전해받았습니다.


야금야금 미니멀라이프를 통해 받은 선물 [노트북가방]


정말 제게 꼭 필요한 '노트북 가방'이었습니다. 얼마 전 서점에 갔을 때 기웃거리며 살펴봤지만 맘에 드는 것이 없어 아이쇼핑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맘에 쏙 드는 노트북 가방이라니요. 전해주는 이의 마음이 듬뿍 담긴 쵸코과자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노트북 가방에 노트북을 넣으니 맞춤옷을 입은 듯 뿌듯하네? 천가방에 넣을 때보다 안정감도 있고 너무 좋아. 기분도 좋아졌으니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필사도 해야겠다. 그리고, 케이크 대신 오늘은 차를 마시는 게 좋겠어. 좋아! 크림카라멜티로 하자.


딸기를 좋아하는 앵글이는 '딸기파르페'를 주문하고, 저는 '크림카라멜티'를 주문했습니다. 크림카라멜티는 루이보스에 카라멜(설탕)을 블렌딩 한 차인데 카페인이 없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카라멜 설탕을 입혔다지만 부드러운 바닐라향이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차를 곁에 놓으니 달달한 향이 기분마저 좋아지게 하네요.


매일 오전, 너의 작업실에서 올라온 문장을 전해받습니다. 작년 11월부터였으니 네 달째 접어드네요.  책방지기의 부지런한 배려로 전달받은 문장을 필사하고, 2월의 책 [라틴어수업] 중 2~3 항목 정도를 읽고 필사합니다.


2월의 책 [라틴어수업]과 필사
너의작업실에서 배달온 문장 필사

한 번 읽고, 쓰며 읽고, 쓰고 읽으니 참 좋습니다. 쓰기의 습관을 기르는데 필사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컴퓨터로 필타를 할 수도 있겠지만 펜을 들고 노트에 적어보니 마음에도 새겨지는 느낌이랄까요? 2023년에는 책을 읽을 때마다 필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매일 오전(9~11시 정도까지)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려 노력합니다. 오전에 강의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2~3일 정도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놓치면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책상에 앉게 됩니다. 그 시간은 집중력이 흐려져 책은 읽지만 쉬 잊힙니다. 필사를 하지만 글자만 옮기는 느낌도 듭니다. 역시 공부는 머리가 맑을 때 해야 하나 봅니다.


오늘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필사를 했습니다. 한낮의 한가로운 여유가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카페가 공사 중이라 서운했지만, 선물로 받은 가방이 너무 맘에 들었어.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하루 1잔, 오전에만 마실 수 있기에 차를 선택했지만, 크림카라멜티는 신의 한 수였지. 일정에 쫓기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건 내게 주는 선물 같았어. 별 것 아닌듯한 소소한 행동 하나가 행복감을 더해주는 걸 보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5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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