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할때하자 Mar 22. 2023

불안해도 우선 달리자

우리에겐 멈출 이유도, 머뭇거릴 이유도 없다

  2023년 행시 PSAT이 끝난 지 어느덧 3주가 되어간다. PSAT은 객관식 시험이라, 진득하게 몇 달을 기다려야 결과를 알 수 있는 2차 시험과 달리 당일 저녁에 내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결과를 확인해야 하니 다소 가혹하다는 생각도 든다.

  당일에는 가채점을 통해 내 점수만 확인할 수 있고 실제 합격 여부는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한 문제 차로 당락이 결정되다 보니 애매한 점수대에 위치한 수험생들은 한참을 불안에 떨며 시간을 보낸다.


 저 3순환 달려도 될까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1차 합격 여부가 불확실한데 3순환 강의를 따라감이 맞느냐는 물음이다. 1차에서 불합격하면 어차피 2차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하니 3순환대신 예비순환이나 1순환을 다시 들으며 기초를 쌓는 편이 낫겠다 싶을 수 있다. 누군가는 3순환 수강과 학기 이수 여부를 두고 고민할 수도 있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되도록 달리는 게 맞다. 설사 1차 불합격이 확정적일지라도 이미 예비순환부터 2순환까지 1회 이상 수강했다면 3순환 강의를 듣자. 1차 시험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2차 시험장에 들어가는 사람들과 동일한 커리큘럼을 따라가야 같은 내공을 쌓을 수 있다. 3순환 시기에는 타이트하게 공부하는 만큼 어마어마한 내공이 쌓인다. 매일 50점 답안지를 작성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공부량이 늘고, 3순환 기간에만 출몰하는 고수(예비합격자)들과 스터디를 할 기회도 생긴다. 운 좋게 그 해의 수석합격(예정)자와 같은 스터디를 할 수도 있다.

  반면 올해 3순환을 듣지 않으면, 고수들과 함께 공부할 기회를 놓칠 뿐 아니라 공부의 밀도도 크게 저하된다. 3순환 코스를 따라가는 수험생들의 30%만큼이라도 공부하면 다행이다. 경쟁자 중 상당수가 3순환을 듣기 때문에 홀로 외로이 공부하다가 정신력이 흐트러지기 쉽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 이맘때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다.

  올해 3순환 강의를 따라가지 않고 1년을 보낸 뒤 내년 1차 시험에 합격했다고 가정해 보자. 내가 처음 3순환 강의를 들으며 허덕일 때, 옆자리 경쟁자는 3순환을 두 번째 들으며 조금 더 노련하게 2차 시험에 대비할 게 뻔하다. 처음 3순환을 듣는 사람과 두 번째 듣는 사람, 세 번째 듣는 사람이 같을 수 없다. 특히 2차 시험 답안 작성 연습은 혼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3순환 강의를 들을 때 반강제로 훈련해야 한다. 매일 최소 100점에서 150점 분량의 답안지를 작성하다 보면 괄목할 만큼 실력이 향상된다. 그러니 3순환을 제대로 따라간 적이 있는지에 따라 실력차 발생은 당연하다.


  3순환 시작 초기에는 다들 강의를 어떻게든 따라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력과 내공이 부족한 사람부터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떨어져 나간다는 말은 그날 배운 내용을 그날 복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강의 내용 복습은 커녕 그날 배운 내용을 이해할 여유조차 사라진다. 이건 비밀인데, 실은 3순환 강의만 잘 따라가도 합격한다. 그날 배운 내용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어떻게든 쫓아가 보자. 합격생들을 보면 꾸역꾸역 3순환 내용을 따라가다가 결국 합격에 이른다. (아무리 몸이 좋아도 피지컬100의 경쟁을 힘들어하듯 어느 누구도 3순환을 여유롭게 따라갈 수는 없다)

  3순환을 따라가는 실력과 체력, 내공은 오직 3순환을 통해 쌓을 수 있다. 그러니 1차에 합격하지 못했어도 3순환을 들어야 한다.

   

  3순환 강의를 듣지 않는 게 허락되는 상황은 올해 1학기에 반드시 복학해야 하는 경우와, 아직 예비순환이나 1순환도 제대로 듣지 않은 초시생일 때뿐이다.

  우선, 학교 강의를 수강하면서 3순환까지 소화하기는 무리다. 자칫 학점도 망치고 수강료만 날릴 수 있다. 이때는 학업에 집중하며 기본서를 열심히 읽고, 경제학 연습문제를 열심히 풀고 행정법 논점을 열심히 암기하자.

  다음으로 아직 1순환도 수강하지 않은 생초시생인 경우, 기초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3순환을 들으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자신이 뱁새임을 인정하고 내년을 기약하며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갖자. (개인적으로는 기본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1차 시험에 합격할 점수를 받았더라도 기존 듣던 예비순환이나 1순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기를 권한다. 기초가 빈약하면 사상누각이 되어 쉽게 무너진다) 혹시나 애매한 1차 점수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에 젖을 필요 없다. PSAT은 열심히 훈련하면 분명 내년에는 나아지니 괜한 불안감에 지금부터 PSAT을 준비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PSAT은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좋아지는 시험이 아니다. 시험 직전 몇 달간 올바른 방식으로 훈련을 거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자. 3순환 강의를 들을지 말지 고민하는 마음 한편에는 3순환이라는 고난의 구간을 버틸 자신이 없다는 나약함이 내재되어 있다. 들어가지도 못할 2차 시험에 전력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냐며 포기를 합리화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경제학 3순환은 반환점을 돌아 열흘 남짓 남았고, 4월부터는 행정법 3순환이 시작된다. 불안한 1차 점수로 인해 아직 3순환을 듣지 않고 있다면 3월에는 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한 뒤, 심기일전하여 4월 행정법 3순환부터 쫓아가자. 행정고시를 포기할 게 아니라면 3순환을 무서워하거나 피해서는 안 된다. 올해 1차 시험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악착같이 따라가자. 노력은 여러분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오늘의 노력이 내일의 합격을 낳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낮은 PSAT 점수를 받았어도 좌절하지 말자. 여러분은 잘못하지 않았다. 나도 더 열심히 집필해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겠다.

 

  



  지금까지 썼던 글을 책으로 출간하고자 원고를 다듬고 있습니다. 브런치북(PSAT, 공부가 아닌 훈련이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몇몇 글들을 추가해 출간할 예정입니다. 밤낮으로 원고를 다듬으며 필력이 부족함을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올려둔 내용은 초안에 불과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중입니다. 많은 부분이 달라질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한창 수정 중이지만, 분량은 대략 300페이지 내외가 될 것 같습니다. 그간 끄적였던 글들을 모아보니 양이 꽤 되더라구요. 양을 줄이려 노력 중입니다만 욕심이 많은 탓인지 수정할수록 분량이 늘어납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좋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출간은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하는 게 목표입니다. 책을 제작하는 중에도 틈틈이 짤막한 글을 통해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까지와 정반대로 하면 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