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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 Aug 05. 2019

한국이 싫어서

나만의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이번 독서모임 책은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였다.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 호주로 간 계나. 그녀가 갖고 있는 고민들이 현재 20대인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과 매우 많이 닮았기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나이대로, 같은 고민을 공유해서일까. 안암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번 독서모임은 참여인원이 4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인데도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독서모임에서는 한국 사회는 행복하지 않은 사회인가?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계나는 과연 호주로 가서 행복할까? -하는 몇 가지 질문이 나왔다. 스터디원 중 한 명은 장기적인 목표 없이 한국이 싫어서 호주도망치고,  단기적인 선택만을 하는 계나가 아쉽다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는 가보지 않은 길을 알 수 없다. 물론 호주로 간 계나가 행복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사는 그녀는 불행했다. 100%의 불행을 피해서 떠난 그녀는, 조금 더 나아질 가능성과 희망을 찾아 떠난 것이다. 그것이 그녀의 방법이고, 이 이유만으로도 그녀는 호주로 떠날 가치가 충분했다.
 우리 집은 계나네 집과 똑같이 세 자매이다. 고시 공부를 했던 나, 해외로 간 언니, 하루하루 놀기 좋아하는 동생까지. 계나네 집 세 자매가 모두 다 있다. 책에서 계나는 언니와 동생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어느 하나가 정답이고 어느 하나가 틀린 답이진 않다. 나는 그 모든 삶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고 살아가는 방식이며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니까. 계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행복과 가능성을 찾고 있다.
 한국사회는 행복한가? 한국사회는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인가? 아니, 그보다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물음에 답하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의 제안으로 독서모임이 끝나고 스터디원들과 함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았다. 다들 버킷리스트를 처음 작성해본다며 머뭇머뭇거렸다. 내가 몇 가지 끄적여 본 다음 먼저 말을 해보겠다고 했다.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니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어떤 것은 자기도 하고 싶다며 같이 써 내려갔다.



 하루하루 바쁘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흐릿해지곤 한다. 그러다 보면 분명 열심히 사는데도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가끔은 잠시 멈춰 이런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행복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 내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해나가야 할 것들. 굳이 거창하지 않아도 되는 버킷리스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는 말은 중세 시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 이로부터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그 유래를 알고 나니 조금 더 이 리스트가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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