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mi Jul 26. 2018

창밖으로 보이는 생경한 풍경

창밖으로 보이는 생경한 풍경, 아테네


창 밖으로 보이던 풍경


 전날 언니가 말리는데도, 유독 일찍 잠이 들었던 탓에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 30분에 깨고 말았다. 새벽에 언니나 사촌동생을 깨울 수 없어 글을 쓰고, 그리스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며 집안 정리를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낯선 풍경이 지금 내가 한국에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 아테네는 특이하게도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이다. 테라스에서 오렌지 나무가 손이 닿았다. 


직접 맛을 보았던 오렌지


 언니 집에 오며 길가에 오렌지가 탐스럽게 열려있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의아했었는데, 궁금증에 하나 따서 먹어보니 맛이 아주 시고 썼다. 관상용 나무라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유독 한 번씩 맛을 보곤 한다고 한다. 예쁘고 향은 좋지만 왜 먹지 못하는 오렌지나무를 심었을까 의아했다. 그럼 더 도움이 될텐데. 먹을 수 있는 오렌지나무를 심으면 오렌지가 나무에 남아있지 않아서일까!?


아테네 시내 탐방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아테네 시내로 향했다. 9유로짜리 지하철 5일권을 끊어 한국의 명동과 비슷하다는 신타그마 역으로 향했다. 음식점부터 옷가게까지.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신타그마 역 근처 거리는 조금 이국적인 명동이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해보였다. 명동처럼 길거리 음식들도 눈에 잘 띄었는데, 종류(주로 프레첼 같은 것들)나 가격(0.5~1유로)이 거의 비슷했다. 딱히 맛이 있어보이진 않아서 사먹진 않았다. 


아테네 시내의 장난감 가게, 무스타커스


 나는 시내에 위치한 수많은 상점들 중에서 무스타커스(Mustakas)라는 장난감 가게에 들어가 그리스 한정판이라는 장난감을 몇 개 구입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촌 동생은 BAZAAR라는 마트에서 초콜릿을 여러 종류 샀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다보면 누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같은 풍경을 봐도 보는 것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점심은 언니가 자주 간다는 아테네의 한 일식집에서 먹었다. 아마 그리스에서 먹는 첫 외식이었다. 그리스에 와서 일식이라니. 굳이? 이 일식집은 라멘 메뉴 빼놓고는 다 괜찮았던 것 같다. 한 달 동안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방문했다.


(아테네의 명동성당, 미트로폴레오스 대성당)


미트로폴레오스 대성당


아테네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1842년 오토 왕 때 공사가 시작되어 2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아테네를 비롯, 그리스를 대표하는 대성당.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이 성당 앞에서 주로 열린다. 성당 내부는 모자이크화로 가득차있어 화려하다. 명동에 명동성당이 있는 것처럼, 아테네 시내에는 미트로폴레오스 대성당이 있다.


(장난감 가게 무스타커스_MUSTAKAS)


무스타커스


 토이저러스같은 장난감 체인점. 총 4층짜리 큰 장난감 가게이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뒷감당이 잘 안될 것 같은 곳이기는 하다. 아테네의 다른 상점과 마찬가지로 50유로 이상 구입하면 TAX REFUND도 가능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버스정류장 등 아테네 곳곳에서 무스타커스의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트 체인 BAZAAR)

신타그마역 근처의 마트. 이곳도 체인이다. 우리가 핸드폰을 보며 가격비교를 하고 있자 현지인이 말을 걸어 이 근방에서 여기가 제일 싼 마트라고 했다. 믿고 구입했다. 


관광지 주변의 호객 행위, 그리고 거리의 예술가들


모나스트라키역 근처 거리

 신타그마 역에서 나와 걸어서 모나스트라키역으로, 그리고 아크로폴리스를 거쳐 다시 아크로폴리스역으로 내려왔다. 사실 처음부터 아크로폴리스를 가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는데,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아크로폴리스가 나왔다. 도심을 따라 걷다가 자연스레 나오는 고대의 건축물. 한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아테네도 마찬가지였다. 아테네는 이런 점에서 서울과 닮았다. 아니 그 역사를 생각하면, 서울이 아테네를 닮았다고 해야하나.

 온 김에 입장권을 끊어 아크로폴리스 내부도 보고 갈까 하다가, 나중에 다시 한 번 오기로 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니만큼 아크로폴리스 주변에는 호객행위가 많았다. 행위예술을 하는 사람들과 거리의 악사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의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주는 것이 매너라고 한다. 언니가 지금 집에 오기 전에는, 집 주변에도 거리의 악사들이 있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고 한다. 창밖으로 동전을 던져주면 집 앞에서 연주를 조금 더 하다가 갔었다고 한다. 거리의 악사가 주는 낭만이다. 돌아다니는 내내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지가 멀쩡한데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디저트들

 집에 들어가기 전, 역 근처 카페에 들어가 디저트를 구경했다. 그리고 마카롱을 몇 개 샀다. 하나에 0.8유로로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음식은 눈으로도 먹고, 입으로도 먹는다 했던가. 레몬, 딸기, 바닐라, 피스타치오- 보기에도 예뻤던 색색깔의 마카롱은 그렇게 두 번 즐거움을 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