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보고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고, (주변 사람들이 이게 뭐냐 성화였던)마리 앙뚜와네트도 나름 재밌는 마음으로 보았었다.
그래서 나름 '매혹당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보고 나서는 당최 무엇을 본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너무 조악하다. 단지 남자 한 명의 등장으로 인해 단기간에 얽히기 시작하는 그런 인물들의 반응에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심지어 갑자기 다른 사운드를 뚫고 튀어나오는 거친 숨소리를 들을 때는 웃기기까지 했다.
물론 후반부로 갈 수록 남녀관계의 주도권이 전복된다거나, 카메라가 그 중심에 여성을 끊임없이 잡는 걸로 이 영화가 인상적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그냥....여성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의 만듦새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
특히 이 영화를 본 뒤에 본 레이디 맥베스에서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기대한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에 더 큰 실망을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게다가, 영화 내내 악센트가 거슬렸다. 물론 내가 영어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원래 '아일랜드에서 온' 사람으로 설정되어 본인의 억양을 사용하는 콜린 퍼렐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의 억양들이 중구난방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