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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Feb 04. 2020

스페인 남부 자동차 여행 (2)

카디스, 메리다 그리고 트루히요

여행의 주 목적지는 우리 둘 모두가 가고 싶었던 카디스(Cádiz)였다.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이곳은 사실 다리 세 개로 본토와 연결되어, 구도심이 머릿부분에 위치한 하나의 거대한 면봉같은 하나의 섬이다. 우리가 돌아볼 곳들은 사실 그 면봉의 대가리에 위치해 있었지만 우리는 애매하게도 면봉의 가지 부분에 숙소를 잡았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매번 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이동해야 했다.

 외세로부터 스페인이 침략당했을 당시 끝까지 대항하던 중, 1812년 최초의 헌법이 공표된 곳이기도 하다 (1812년 헌법 기념비)
간만에 마주친 얼키설키 퍼져나가는 골목길

유럽 도시의 대부분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사각형의 도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카디스의 경우 1400년대부터 구도심이 계속 보존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삼각형으로 구성된 블록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재미는 확실했던 기억.

그 탓에 밤에 돌아다니며 길을 찾기는 좀 어려웠던 기억

다만, 동네 자체는 안달루시아답게 한산하고 그렇게 번잡스럽지 않아 둘러볼 거리는 많지 않았다.

쉐리주의 원산지, 헤레즈 데 라 프론테라(Jerez de la Frontera)

쉐리주로 불리는 주정강화주는 사실 헤레즈(Jerez)로 불리는 스페인의 와인이다. 포르투갈 포르투의 포트 와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카디스 바로 옆에 붙어있는 헤레즈 데 라 프론테라(Jerez de la Frontera)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카디스까지 왔으니 한 번 마셔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장 대표적인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enez)를 한 병 사고 시음해보았는데 지금까지 마셔본 술 중 가장 단 맛의 와인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주로 후식으로 마시거나 요리에 활용한다고.....

안달루시아를 떠나 엑스트레마두라를 거쳐 다시 마드리드로

카디스에서 바로 마드리드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7시간이 되는 시간 동안 운전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엑스트레마두라를 지나가기로 했다. 나는 역시나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메리다(Mérida)를 원했고, 친구는 난데없이 페루를 정복한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의 출생지인 트루히요(Trujillo)를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역시 두 곳 모두를 들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트루히요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우선적으로 메리다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로마 극장을 시간 관계로 들르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트루히요나 메리다나 결국 비슷한 규모의 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리다가 익히 들어온 명성만큼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트루히요의 메인 광장에는 피사로의 동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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