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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Feb 07. 2020

스패니쉬 스윗하트, 벨렌 쿠에스타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정극 연기로 마음을 사로잡다

오늘은 나의 최애 배우, 벨렌 쿠에스타(Belén Cuesta)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당연하죠(Evidentemente)

1984년 세비야에서 태어난 벨렌 쿠에스타를 처음 본 것은 넷플릭스 영화 '키키(Kiki, el amor se hace)'에서였다. 파코 레온(Paco León)이 감독/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는 마드리드의 여름에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펼쳐놓으며 다양한 형태의 성애(이성애/동성애/양성애 등)와 페티시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벨렌 쿠에스타는 파코 레온 커플과 함께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보여주는 역할을 맡았다.

Kiki, el amor se hace(Kiki, Love to Love, 2016)

여기서는 그렇게 눈에 띄는 역할은 아니었으나 이후 2017년 박스오피스를 뒤흔든 영화 라 야마다(La Llamda)를 이어 스페인 젊은이들, 특히 LGBTQ 소비자층을 뒤집어놓은 획기적인 웹시리즈인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에서 마구이 모레노(Magüi Moreno) 역할을 맡으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는다.

컬트적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시리즈,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

당초 아트레스미디어(Atresmedia) 산하 웹 플랫폼인 플룩서(Flooxer)의 웹 시리즈로 시작되었던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는, 90년대 스페인의 대중 미디어를 모티프로 따와 당시부터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를 운영해 온 여성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두 명의 크리에이터(Javier Calvo와 Javier Ambrossi)가 있지만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은 브레이스 에페(Brays Efe)라는 남성 코미디언이 연기한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

동일인물이다.

시리즈에서 벨렌 쿠에스타가 맡은 역할은 파키타의 비서 역할로, 순진하다 못해 순수하기까지 하며 맹목적으로 파키타를 따르는 인물이었다. 여기서 이 시리즈에서 다양한 밈(Meme)들이 만들어지면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급기야 넷플릭스가 픽업, 시즌 3까지 만들어지며 큰 성공을 거둔다.


여기까지만 해도 벨렌 쿠에스타는 '큰 인기는 가졌지만 코믹하고 가벼운 이미지로 소비되는 청춘 스타'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던 배우였다. 그런데....

2019년 영화 Trinchera Infinita의 개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30년을 인내한 여성의 모습으로 '180도 변신이 가능한 여배우'임을 증명하다

2019년 스페인의 화두는 단연 '프란시스코 프랑코'였다. 망자의 계곡에 안장되어 있던 독재자 프랑코의 유해가 일반 국립묘지로 이장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스페인 내전을 주제로 한 영화 두 편이 연달아 개봉하며 스페인 박스오피스를 점령했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Alejandro Amenabar)의 '전쟁이 계속되는 한(Mientras dure la guerra)'였고, 다른 하나는 존 가라뇨(Jon Garraño) 포함 세 명의 감독이 공동감독한 '끝없는 참호(Trinchera Infinita)'였다.

이 중 후자에서 벨렌 쿠에스타는 프랑코 독재 정권의 강제 징집을 피해 집 안에서 30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이히니오(Higinio)를 지키며 인내해 온 아내 로사(Rosa) 역을 맡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Vcz8bjVD9d8

그 동안 참가했던 현대물에서의 캐주얼하고 즐겁고 가벼운 모습과는 달리 시종일관 절제하다가도 극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으며....

2020년 고야상(Premio Goya, 스페인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주연배우상(Mejor actriz protagonista)을 받는다!

http://www.rtve.es/alacarta/videos/premios-goya/belen-cuesta-goya-mejor-actriz-protagonista-gracias-darme-personaje-vida/5492884/

이후 최근에는 다시 '결혼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Hasta que la boda nos separe)'와 같은 코미디 영화를 내놓는 것 같지만, 이 고야상 수상으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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