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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Mar 19. 2020

2020년 스페인 시리즈물의 눈은 북쪽으로 향한다.

HBO와 Movistar+에서 연달아 ETA 관련 시리즈 공개 예정

2019년 스페인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환영을 받은 스페인 영화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코미디 영화(상반기의 Padre no hay más que uno, 하반기의 Si yo fuera rico)였다.

다니 로비라(Dani Rovira)에 다들 질릴 때도 된 것 같은데 꾸준히 관객들이 몰린다.

그러나, 각종 매체에서 가장 입소문을 많이 탄 영화들은 프랑코 장군 독재 시절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두 편이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었던 '전쟁이 계속되는 한(Mientras dure la guerra)'의 경우 극우 세력이 공개적으로 보이콧을 하며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니.

2017년 6월 노동당 중도 좌파 정권이 들어선 것과 이 어두웠던 시기를 다룬 작품들의 제작에 청신호가 드리워진 것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을지 모르지만, 공교롭게도 위의 두 작품은 2018년 중 촬영을 마쳐서 2019년에 개봉한 셈이니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2020년, 스페인 시리즈물이 북부의 바스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카탈루냐와 더불어 스페인 지역 갈등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바스크(País Vasco)

다만 카탈루냐보다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1959년부터 2018년까지 존속해온 독립운동 단체 ETA와 2010년까지 지속되어 온 그들의 다양한 테러 활동들이 대표적이다. 카탈루냐와 마찬가지로 (ETA와 연결 고리를 가진) 지역 우파 정당 EH Bildu의 세력도 상당하며 잊을만하면 앞서 말한 테러 활동의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 여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영상 매체에서 바스크 지역의 '지역성'을 주된 주제로 담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바스크 여성과 안달루시아 남성의 로맨스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인 '8개의 바스크 성씨(Ocho apellidos vascos)'는 심지어 스페인 역대 흥행 수위 2위(55,379,948유로)로 아바타 바로 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의 스페인 미디어는 보다 진지한 관점에서, ETA의 테러 행위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공개될 작품은 Movistar+에서 4월 8일 공개될 '보이지 않는 선(La Línea Invisible)'이다. ETA가 창설된 1968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 무엇보다 캐스팅이 엄청 화려한데 2018년과 2019년 연달아 선 굵은 연기로 영화에서 주목받았던 안토니오 데 라 토레(Antonio de la Torre), 2020년 고야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은 엔릭 아우케(Enric Auquer), 그리고 그동안 다양한 스페인 TV 시리즈에서 두각을 나타낸 아나 카스티요(Anna Castillo)까지 합세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9DvEqQyshU

그 뒤에 공개될 작품은 HBO에서 5월 17일 공개될 '조국(Patria)'. 작년에 HBO가 공개한 체르노빌과 비슷한 느낌으로 80년대-90년대 ETA의 활동을 8개 에피소드에 걸쳐서 보여줄 예정이다. 페르난도 아람부루(Fernando Aramburu)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https://www.youtube.com/watch?v=5tN2rWBPC2g

아직까지도 민감한 주제인 ETA를 정면으로 다룬 시리즈가 연달아 개봉하는데, 이 작품들의 완성도도 궁금하지만 공개 이후 스페인의 반응들이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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