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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Oct 31. 2020

안팎으로 코로나를 심하게 앓고 있는 마드리드 주

그 중심에 있는 마드리드 주 수반,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

COVID19 판데믹으로 거의 1년이 다 가도록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는 스페인에서 유독 악화일로를 걷는 지역은 단연 마드리드 시를 중심으로 한 마드리드 주(Comunidad de Madrid)이다. 우파 국민당(PP)이 집권하고 있는 마드리드 주는 판데믹 초기부터 좌파 노동당(PSOE)이 집권하는 중앙 정부가 제시한 코로나 대응책과 계속 각을 세웠으며, 마드리드 주 정부 내부적으로도 연정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도 시민당(Ciudadanos)과 불협화음을 내며 몇 번의 행정 실수로 스페인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오늘은, 마드리드 주 수반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Isabel Díaz Ayuso)를 중심으로 마드리드 주의 판데믹 대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분이 2019년 5월, 마드리드 주 수반으로 당선된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Isabel Díaz Ayuso).

여러 지역의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한 뒤 국민당의 대변인 및 대외 홍보를 맡으며 당의 핵심 인사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던 아유소는, 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Mariano Rajoy)의 탄핵으로 당 대표를 이어받은 파블로 카사도(Pablo Casado)의 지명을 받아 2019년 중순 마드리드 주 수반이 되었다.

코로나의 시작: 마드리드에 코로나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호화 격리생활을 보내다.

반년 뒤에 찾아온 코로나 판데믹. '국민의 자유'를 주장하며 더 강력하게 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격리 기준을 높이려는 중앙 정부의 총리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와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며 스페인의 코로나 확산에 일조한다. 그러던 중, 아유소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가는데 격리 장소로 선택한 곳은 엄청나게 비싼 호텔 체인의 스위트룸. 당연히 숙박비가 개인 사비로 예약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마드리드 주 정부가 해당 호텔 체인과 계약한 사실도 공개되며 논란은 더 커졌다.

물론 아유소가 코로나 대응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규모로 발생하는 확진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이페마(IFEMA, 마드리드 시 외곽에 위치한 컨벤션 센터)에 의료 시설을 설치하고, 텔레 피자(Telepizza) 등 패스트푸드 체인과 협력하여 저소득층 자녀들에 식사 지원을 하기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중앙 정부와의 뒤늦은 정치 휴전 선언

여름휴가기간을 맞이해, 양적 부양책을 이어나갈 여력이 없는 스페인 정부는 유럽 전역의 격리 해제 추세를 따르며 관광업을 통한 경기 개선을 꾀한다. 그리고 뒤이어 찾아온 가을의 코로나 2차 확산(Segunda ola).

코로나 재확산은 진정 무서운 속도로 급상승했고, 결국 중앙 정부와 마드리드 주 정부 사이의 정치 휴전(tregua política)이 선언되었다. 스페인에 코로나가 도착한 지 6개월이 훨씬 치난 9월이 되어서야 내려진 결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싸움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일시적으로 들어선 셈.

가을, 2차 코로나 대유행: 마드리드 주 보건 책임자들의 잇따른 사임

긍정적인 노선을 타는 중앙정부와의 관계와는 달리, 마드리드 주 정부 내부적으로는 고름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당초 중도 시민당과 연합정부를 꾸리던 국민당은 시민당 소속의 정부 대표단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데 실패했고, 심지어 5년 동안 마드리드의 의료 응급 대응과 주요 병원들을 담당하던 행정 인력이 연달아 사임한다.

실제로 아유소 집권 하의 마드리드 주 정부는 끊임없는 사임으로 논란을 빚어왔는데, 심지어 지난 5월 마드리드 주 정부의 격리 단계 완화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마드리드 주 정부 보건부 수장 욜란다 푸엔테스(Carmen Yolanda Fuentes)가 아유소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사임했고, 현재 사의를 표명한 주 정부 핵심 인력 중 절반 이상은 보건 체계와 관련된 인사들이다(링크).

백만 명이 넘는 확진자, 삼만 명이 넘는 사망자, 도무지 잡히지 않는 코로나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1단계를 오고 가며 모범적인 통제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과 달리, 스페인은 여전히 코로나의 그늘 한복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 정부는 우선 자정에서 오전 6시까지 통금(toque de queda)을 우선 적용하며 내년 5월까지 총 6개월에 걸친 전국 봉쇄를 재개하려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드리드 주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국민당/시민당 연정 정부 내분으로 인한 통제 붕괴일 것이다. 마드리드는 현재 연달아 두 번의 토/일/월 징검다리 연휴(스페인어로도 다리(Puente)라고 부른다)를 지나고 있다. 이 기간 코로나 확산을 염려해, 시민당은 2주를 통째로 봉쇄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아유소가 이를 거절, 10/31~11/2일과 11/7~11/9일 총 6일에 대해서만 봉쇄를 결정함으로써 두 정당 사이의 내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드리드 주 정부를 이끄는 두 축 중 하나인 시민당 소속의 이그나시오 아구아도(Ignacio Agu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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