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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Aug 24. 2020

다양한 스페인어 억양들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칠레, 그리고 아르헨티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페인에는 남미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다.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나름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들의 2세대 이민자들도 출신 국가/지역의 억양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그들의 억양을 듣고 구분하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대놓고 그들의 출신지를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기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통해 그들이 먼저 이야기해줄 때까지 내 추측이 맞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다려야 했지만. 그래서 재미 삼아 내가 느낀 몇 가지 억양의 특징들을 적어볼까 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느낀 주관적인 인상일 뿐이고,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
1. 멕시코

왠지 입을 크게 벌리는 경향이 있으며, 단단하고 메마른 발음이라는 인상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리드미컬한 느낌이 덜하고 아르헨티나와 같이 눈에 띄는 특징도 없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쉬운 편. 결정적으로 'güey'를 입에 달고 있으며 추임새로 '¡No mames!'를 자주 쓴다면 100% 멕시코 출신.

2. 콜롬비아

항상 자기 나라에 다양한 억양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랑하는 친구들이다. 베네수엘라와 붙어 있기 때문인지 나는 항상 베네수엘라 억양과 헷갈리는 편. 대체적으로 억양의 높낮이가 아주 극명한데 약간 시비조로 들리기도 한다. 위의 멕시코 억양이 약간 밋밋하지만 명확하게 모든 발음을 살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콜롬비아 억양은 안달루시아 사투리처럼 뒷부분을 흘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멋지다'는 표현을 'chévere'라고 쓴다면 카리브해 국가, 즉 콜롬비아 혹은 베네수엘라 출신일 가능성 99.9%.

3. 베네수엘라

솔직히, 콜롬비아랑 베네수엘라 억양은 구분이 당최 되지 않는다. 매번 콜롬비아라고 생각했던 억양이 베네수엘라 억양이고, 베네수엘라라고 확신했던 억양이 콜롬비아 억양인 경우가 부지기수.

4. 칠레

콜롬비아/베네수엘라가 카리브 억양이라면 칠레/볼리비아 쪽 억양은 안데스 억양이라고 나 혼자 편하게 생각해버리는데, 이 친구들은 스페인과 비슷하게 /θ/ 음가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5. 아르헨티나

제일 쉽다. 이탈리아와 비슷한 어조로 스페인어를 발음하는데 ll와 y를 sh처럼 발음하면 아르헨티나 출신. 이걸 전문적인 언어학 용어로는 'Yeísmo Rehilado'라고 한다는데 아르헨티나 뿐 아니라 우루과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엘 빠이스(El País)에서는 억양들을 얼마나 잘 구분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게임을 제공한 적도 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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