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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Oct 13. 2017

블레이드러너 2049

세시간에 임박하는 러닝타임 때문에 매우 걱정했는데, 막상 영화의 페이스가 계속 일관되어서 되려 특정 구간에서 지루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영화의 문제는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다는 데에 있다. 전작의 ‘Identity Crisis’를 그대로 주제로 몰고 와서는, 결핍된 등장인물들을 여기저기에 흩뿌리고는 마치 심오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인상을 주는 데 너무 몰입된 나머지 큰 줄기가 되는 플롯 자체가 그 안에 함몰되어버린다.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 응당 주어져야 하는 단서들이 주먹구구식이고, 영화 속 집단이 그렇게 심각하게 움직이는 그 목표 자체도 무엇인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블레이드러너 전작에 대한 팬들의 큰 관심과 열정은 영화 자체가 여기저기에 논리적인 틈이 많았기에 팬들이 그 논리를 끼워맞추면서 발생한 논쟁 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이어갈 의미가 없는 작품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후속작을 만듦으로써 이런 작품이 나와버린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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