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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Nov 21. 2017

저스티스 리그

DCEU의 고난의 끝은 어디인가.

난데없이 조스 위든의 이름이 올라올 때부터 이 난장을 직감했어야 했다. 잭 스나이더가 그간 쌓아온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를 플래시와 배트맨이 2분마다 날리는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죄 허물어버리고, 한스 짐머의 음악은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플래시는 솔직히 에즈라 밀러의 캐스팅을 보기만 해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쉬이 예상이 가능했지만, 배트맨이 그런 농담을 던지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재담꾼은 팀에 한 명으로 족하거늘.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지 못하고 어느 순간에서는 배트맨이 아쿠아맨보다도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


액션도 약간 어이없었는데, 어벤져스에서는 서로 협력해서 합을 맞추어 적을 무찌른다는 느낌이 강했던 반면 여기서는 뭔가 개인이 각개전투로 적을 부수고 결정적 순간에 우두머리 대 우두머리로 일기토를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일기토 대전이 앞선 액션에 비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거나, 더 큰 규모로 더 웅장하게 치러지는 것도 아니라서 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큰 인상을 받지도 못한다.


또, 모든 히어로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자신만의 액션을 보여준다기보다는, 모두 치고 밀치고 쳐내는 비슷한 흐름의 액션을 반복한다. 이렇기 때문에 영화의 편집 자체는 나름 안배하여 지루할 틈이 없게 한 것 같은데도 결국 보는 입장에서는 지루하고, 이 많은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사라져 버린다. 차라리 배트맨/슈퍼맨의 둠스데이 액션이 그리웠을 정도였으니까.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DC코믹스의 영화들은 흐름의 텐션이 너무 일정해서 지루한 것이 탈이다. 우선 앞 이야기가 너무 길다. 서론이 길다보니 중반부가 사라지고 액션과 이야기의 텐션이 충분히 시간을 갖고 올라가지를 못해서 우왕좌왕이다.


DC코믹스 영화의 또 하나의 문제점. 악역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하다. 최종보스라기보다는 결국 중간보스라는 느낌이 강하고 그가 최종보스를 소환하기 직전에 저스티스리그가 그걸 막아낸 듯한 느낌. 지난번 데이빗 듈리스도 그렇고 왜 죄다 이모양인지 모르겠다.


P.S. CG가 좀 듬성듬성이다.  중간에 아쿠아맨 어깨 너머로 카드보드 배경임이 너무 완연한 빙산 배경이 있었던 것 같은데....

P.P.S. 알프레드는 언제까지 브루스 웨인의 마담 뚜가 되어야 하며, 원더우먼은 여기서...말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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