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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Feb 07. 2021

‘문화’ 행정이 아니라, 문화 ‘행정’입니다.

 예술가들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요?

일을 하면서 자주 듣는 농담이다. 소위 ‘서류 작업’과는 거리가 멀고 이런저런 행정 작업을 하는 데 있어 협력이 어려운 예술가들을 귀찮아하다 못해 적대시한다고 느끼는 분들을 종종 마주친다.


어떤 일이든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시키는 사람들과, 그 일의 뼈대를 만들고 유지시키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고 이 두 부류의 간극은 어디에나 존재하니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느 기업들의 경영지원부서와 영업부서 사이의 긴장감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과의 협업이 다른 점은 서로 다른 맥락 언어를 구사한다는 데에 있다. 회사원들은 이미 짜인 조직에 자신의 행동양식을 조정했고, 규격화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익숙하다. 간결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대하게 되고 상대방이 이러한 맥락과 내용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문화계 종사자들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회사에서 통상 ‘OJT’라고 불리는 교육 없이 포트폴리오를 뿌리며 현업에 뛰어드는 경우를 많이 들었고, 일반 기업체의 영업부서보다도 행정절차에 대한 관심 혹은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 놓인다.


그래서 더더욱 ‘문화’행정이 아니라 문화 ‘행정’ 업무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으레 당연하게 생각했던 업무처리의 논리 수립 과정을 일일이 이야기하고 상대방을 설득시켜 함께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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