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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Jun 23. 2021

'미래'를 향한 스페인의 결정

2017년 10월부터 이어진, 카탈루냐 독립운동을 둘러싼 스페인 내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당시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수장이었던 오리올 융케라스(Oriol Junqueras)를 비롯한 9명의 정치범(Presos del procés)들에 대한 조건부 사면이 지난 6월 22일 행정부를 통과한 것.

지금까지 총 3년 정도를 수감된 상태로 있었던 아홉 명의 정치범들은 '다시는 중대 범죄(2017년 10월 1일의 카탈루냐 독립 선언 같은)를 저지르지 않는 조건'으로 사면을 받았다. 장관부 회의(Consejo de MInistros)에서 장기간의 회의 끝에 결정된 사면은 지난 한 달 동안 스페인 사회를 뒤흔든 논란이었는데, 이 논란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역시) 마드리드 주 정부의 수장으로 현 총리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와 대립각을 끊임없이 세우는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Isabel Díaz Ayuso)였다.

(사면이 통과된다면) 국왕이 과연 사면을 재가할 작정인가?

당 대표까지 자리한 공개 석상에서 과감하게도 국왕을 도발하며 우파 진영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낳게 만든 이 발언에 대해 국왕은 아직까지는 (간접적으로) 사면 안에 반대 의견으로 개입할 의향이 없음을 스치듯 내비치고 있다.

정치범 사면이 과연 스페인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세계적 추세이지만, 스페인의 정치적인 분열은 유독 만성적이고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수년간 극좌(Más Madrid)가 이끌어 온 마드리드 시는 마드리드 주와 더불어 중도 우파(PP)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심지어 극우당(Vox)이 목소리를 높여가는 지역이 된 반면, 발렌시아, 카탈루냐 그리고 북쪽 바스크 지방에서는 우파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산체스 행정부의 사면은 '지금까지의 갈등을 뒤로하고, 스페인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다시금 협력해보자'는 의미의 제스처인 셈이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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