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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Sep 17. 2021

'라이더 법' 이후 스페인의 '긱 이코노미'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긱 노동자', 스페인은 어떻게 대처중인가.

코로나 판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더 우리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된 것은 '배달 앱'이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배달 플랫폼이 서비스 중이고, 유럽에도 딜리버루(Deliveroo)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가 2018년 즈음부터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글로보(Glovo)

레스토랑 혹은 슈퍼마켓과의 연동을 통해 쇼핑/배달을 하는 것 뿐 아니라 '무엇이든 주문하기(pedir lo que sea)'라는 메뉴를 통해 배달 심부름을 시킬 수도 있어, 내 주변의 모든 친구들은 글로보를 애용했었다.

이렇게 플랫폼 산업에서 근무하는 '긱 노동자(Gig Worker)'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유럽에서도 제기되었고. 스페인에서도 발렌시아에서 긱 노동자들에 대한 법적 검토가 시작된다. 이후 2020년 9월 스페인 대법원은 플랫폼 형태의 노동자들의 지위를 자영업자(autónomo)가 아닌 노동자로 정의내린다. 유럽 연합 차원에서 긱 노동자들의 조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이 2021년 2월이니 어느 정도는 빠른 조치인 셈.

이에 따라, 라이더 법(Ley Rider)가 의회를 2021년 5월에 통과했고 8월 12일부터 모든 배달 플랫폼이 배달 노동자들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법이 발효된 지 정확히 2주가 지난 8월 26일,
바르셀로나에서 라이더들이 직고용과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1) Glovo가 이들을 직접 고용할 것과 2) 1시간 당 5분의 휴식시간과 배달을 담당하는 베뉴(슈퍼마켓 등)의 화장실에 대한 접근권 등, 정말 기본적인 수준의 권리였다.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페인에서 '직고용'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좀 의외였고, 근무 조건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열악해서 다소 충격적이었다.

이 기사를 읽고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의 도입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이미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한 긱 이코노미는 사회적인 논의를 필요로 하는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도 라이더들의 권리와 열악한 노동환경은 여러차례 사회적 이슈에 올랐다. 과연 우리나라의 배달 라이더들은 어떠한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을까?

2021년 3월에 쓰여진 위의 글에서 놀라웠던 점은 우리나라에서 배달 라이더들의 '직고용'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과연 사회적 논의와 이의 제기에 대한 대처가 빠른 우리나라의 사회적 특성 탓인지, 아니면 우리나라 노동 시장의 특성 상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결과만으로는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지점.

다만, 일부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이 발의는 되었으나 (여느 다른 법들과 마찬가지로)의회의 무능함 속에 계류 중인 상태라고 하니, 제도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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