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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Dec 13. 2018

제66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3) - 시내 관광

산세바스티안은 미식의 도시로 유명한데, 물론 무가리츠(Mugaritz)라는 엄청나게 유명한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기는 하지만 도심에서 벗어난 곳에 있어서 접근성은 좀 떨어지고, 사실은 거창하게 엄청나게 맛있는 식당이 즐비해서가 아니라 타파를 파는 곳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인 듯 하다. 타파라기 보다는 에우스케라로 핀초(Pincho/Pintxo: 꼬치)라고 불리는 이것들은 다양한 종류가 바에 즐비하게 깔려있고, 이것들 중 몇 개를 골라서 맥주와 함께 먹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깔려있다. 정말 맛있다....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개막식의 주된 개그도 사실은 이 핀초를 둘러싼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우리는 어짜피 깐느나 베니스같이 주목받는 영화제 급이 아니라,
'감독/배우들이 싸게 핀초나 먹으면서 술에 취해도
사람들이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그런 곳이다'

.....대략 이런 식의 개그를 계속 시시껄렁하게 한다거나, '5년 전에 조개상(조개/Concha는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상징이고, 황금조개상/Concha de Oro 같은 식으로 상의 이름이 붙여진다)을 준 감독이 아직도 여기서 공짜 핀초를 먹느라 정신이 팔린 채 있다'는 식....


그런데 사실 그렇게 싸지는 않다. 산세바스티안의 물가 자체가 스페인치고는 약간 비싼 느낌인데, 저 핀초 두세개에 맥주 하나를 시키면 거의 10유로-12유로 정도에 육박하는 금액이 나온다. 그래서 나중에는 차라리 영화와 영화 사이에 핀초 하나와 맥주 하나를 시켜서 하루에 5-6끼를 먹는 느낌으로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바다.
조개 해변(La playa de la concha)

산세바스티안의 해변은 (역시나)Concha라고 불리는데, 밤의 풍경이 그럭저럭 괜찮고 무엇보다도 이 해변을 비롯한 산세바스티안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이겔도 산(Monte Igeldo)에 있다. 영화제의 메인 베뉴가 있는 Kursaal 일대에서 간다면 해변을 전체적으로 통과한 정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지만, 45번 버스를 타면 약 15분 안에 도착한다. 한가지 유념할 점은,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Funicular)를 타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티켓값 약 3-4유로는 오로지 현금으로만 지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건물 안에 ATM기가 있긴 했지만 작동하지 않아서 갖고 있던 현금을 죄다 탈탈 털어 간신히 탈 수 있었음....

약간 고등학교 한국지리 교과서에서 봤던 한려해상국립공원 느낌....

그리고 더욱더 획기적인 것은, 산세바스티안 전체를 통틀어 이 노선만이 비자/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콘택트리스 체크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카이샤뱅크 체크카드도 여기에 해당되어서 사실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정류장을 기웃기웃하다가 발견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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