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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Apr 10. 2019

스페인에서 느낀 인종차별.

호른 바흐 사태를 보면서 생각난 것들을 끼적끼적.

오늘은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2SPND6LwPOc

독일의 한 농기구 회사 '호른 바흐'가 만든 광고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트위터에서였다. 독일에서 거주하는 한 한국인이 인종차별적인 광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독일 신문과 한국 언론에도 이러한 문제가 게재되고 한국문화원/대사관과 일본대사관에서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지만 해당 회사는 아직도 광고를 수정하기는커녕 사과도 하지 않는 상황.

저 광고가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SBS 뉴스가 위에서 간략히 잘 정리해두었으니, 여기서는 내가 스페인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만을 간단하게 하려고 한다.


1. ¿Chino, Corea, Japón.... da igual, no?

이런저런 상황에서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셋 중 둘은 '아, 나도 아시아 문화를 좋아한다'라고 대화를 이어간다. 일단 저 '아시아 문화(cultura asiática)'라는 데서 노란불이 켜지지만 일단 계속 말해본다.

아, 그래? (예전에는 아무 이유 없이 Gracias를 붙였지만 더 이상 붙이지 않는다.)

응응, 망가/아니메도 좋아하고 동양 문화 자체를 좋아해.

아.... 그런데 망가/아니메는 일본에서 만든 거기는 해.

근데 다 비슷하지 않아(¿Pero da igual, no?)

저 놈의 'Da igual' 타령. 더 우스운 것은 이 나라는 '너희는 프랑스랑 스페인이랑 비슷하잖아' 수준도 아니고 '스페인에서도 안달루시아랑 카탈루냐랑은 비슷하잖아?'라고만 이야기를 해도, 아니 심지어 카탈루냐가 아니라 안달루시아와 레온 지방을 비교만 해도 그 둘의 지역색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늘어놓을 족속들이라는 거다. 


2. 아시아인=중국인?

위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스페인에서 밤에 돌아다니다 보면 'Chinito/Chinita'라는 말을 듣게 된다. 중국인을 뜻하는 단어에 축소사를 붙인 단어인데, 당연히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거지들은 나를 보기만 하면 '니하오'를 외친다.

그런데 사실 이 무지한 스페인인들이 아시아인들을 죄다 중국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느끼는 게, 스페인에는 중국인들이 정말 많다. Tienda china(중국 가게)는 거의 한국의 다이소/편의점 같은 느낌으로 '매일매일 24시간 열면서 오만 것들을 싸게 파는 가게'라는 준 고유명사가 되어있다. 심지어 마드리드의 차이나타운인 Usera에서는 매년 마드리드 시 정부와 협력 하에 구정 행사를 거하게 연다!

https://www.youtube.com/watch?v=FDLZh6kzfkw


3. Estereotipo sexual hacia los asiáticos

흔히 동양 여성에 대한 오리엔탈리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건 정말 막연히 '다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그들의 침묵이라던지 우회적 표현을 '순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함부로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마인드인 거다. 내 주변 여성분들도 가볍게는 시선(강간)에서부터 심한 경우 지하철에서 계속 따라온다거나(....)하는 괴로움을 충분히 겪은 적이 있고 저녁에 놀러 나간다거나 클러빙을 나간다고 했을 때도 정말 불쾌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한편, 동양 남성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놀랄만치 들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것은 뭐 다들 이야기하는 대로 동양 남성에 대한 섹스어필 자체가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대상화와 단순화를 하는 경향이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쓰다 보니 생각난 것인데, 동양 남성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털이 없어 좋고 섹스할 때 느낌이 좋다더라(.....)'는 이유로 모종의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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