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seudonysmo May 23. 2019

본사, 주재원, 현지 직원 (2)

본사 근무자에서 현지 직원이 되다

그렇게 몇 번의 출장이 지나가고, 시간이 지나 이직을 하다 보니 내가 지사의 현지 직원이 되었다. 담당 업무의 특성상 본사로부터 그렇게까지 쪼임을 당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사에서 업무지시를 받다 보면 답답해지는 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업무를 하는 방식이 다른 것을 떠나 현지 사정이나 실무적인 디테일을 모르는 상황에서 업무지시를 받다 보니 불필요한 시행착오가 필연적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쪼고, 쪼이고, 감시하고, 감시당하고

그런데, 여기에서 일하며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현지에서 고용된 한국인과 현지에서 고용된 현지 국적자와의 관계였다. 분명히 같은 고용형태이고 상하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적의 직원들이 외국인들에게 정황을 설명하고 본사 파견자의 지시 사항을 해설해 주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결국 한국 직원이 외국인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한국인 직원이 외국인 직원을 ‘쪼는’ 상황이 생기고, 외국인 직원은 계속 ‘감시하려 드는’ 한국인 직원에 대해 불만이 생긴다.

협조대상이냐, 부려먹을 노동력이냐

이러한 상황의 기저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쪼는’ 문화도 거기에 기여하는 게 있을 것이고. 경험적으로는, 한국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확신과 외국인 직원에 대한 막연한 불신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듯싶다. 뭐 각자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차피 같이 해내야 하는 일인데 서로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본사, 주재원, 현지 직원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