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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Jun 04. 2019

수박 겉핥기 식 Bilbao 여행

랜드마크와 거리 조형물이 도시 이미지에 주는 영향

빌바오 여행이 끝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철’이었다. 과거 철강 산업으로 융성했던 이 북부 도시의 영광을 도시 중심부에서 직관적으로 느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공항에서 빌바오 시내로 들어오자마자 철로 만들어진 오페라하우스 같은 모습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난 뒤, 유명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건축했다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마주치는 시내 곳곳의 철제 조형물을 지나치다 보면 은빛 스테인리스 스틸과 시간의 흐름 속 산화된 구릿빛 철의 이미지가 어느새 자리 잡는다.

빌바오 지하철은 심지어 24시간 운행이었다.
타 지역보다는 차라리 프랑스에 가까웠던

워낙 지역색이 강한 스페인이라지만,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든 ‘여긴 또 다르네’라는 생각은 건축물 탓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스티야/안달루시아 지방보다는 카탈루냐에 더 가까웠고, 건물 꼭대기에 세밀하게 조각된 장식이 얹혀 있거나 성곽과도 같이 기둥이 튀어나온듯한 건물들이 많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바르셀로나 혹은 파리에서 본 듯한 건물들이었는데, 아무래도 인접해 있는 탓이 아닐까?

골목마다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골목을 가로막고 텐트를 세워서 음식을 하고 술을 다 같이 마시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일종의 축제기간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골목마다 사람들이 모여서 텐트를 세우고 모여서 노는 것이 색다르게 보였다. 밤에는 빵모자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피리를 불고 북을 치며 행진하는 광경도 볼 수 있었고.

Euskadi와 ETA

며칠 전 바스크 독립운동가 Josu Ternera가 체포되어서 시위나 과격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도시는 의외로 조용했다. 몇몇 할아버지들이 오후에 구겐하임 앞에서 Euskera로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나, Casco Viejo에 위치한 광장에 구속된 ETA 관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포스터들만으로 대강 이런 상황을 알 수 있었을 뿐.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 자체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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