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seudonysmo May 15. 2016

영화 '곡성' 이야기

한국영화의 특질을 엉성하게 짜놓은 패치워크

간단하게 말하면 파라노멀 액티비티 코리아다.


흐름 없이 원인만 있는 사건들을 한 백일곱 개 나열하고 그냥 그 안에 곽도원을 냅다 내던져 놓았다. 동일한 현상을 병치시키고 지난 한국영화의 모든 요소들을 짜깁기 해놓은 패치워크 같은 영화. 심지어 그 패치워크도 그냥 얼키설키 꿰어놓은 것이라 혼돈 그 자체다.


그런데 이 요소들이 태극기휘날리며/살인의 추억때부터 시작되어 온 유서 깊은 한국영화의 고질적 병폐-향토스릴러,이미지병치,언어영역식 은유와 수미상관/액자식 구성,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향수, 싸구려 농담이다.


후반부는 감정 과잉의 살풀이가 되어 진정한 한국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곽도원 캐릭터의 입장에는 공감이 가지만 주어진 상황이 그지경이 되어버리니 얼빠진 상태로 보게 된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을 코미디 영화로 찍었다고 했다. 그게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영화 속 유머가 단발성의 단순 트위스트 뿐이라 폭소라기보다는 실소에 가깝다.


게다가 장면장면을 보면 황당한 이야기들인데 그 안의 배우와 그걸 잡는 카메라는 너무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으니 이게 되려 엄청난 B급 영화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 것. 무서운 영화 시리즈라던가.


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칭찬할 만한 요소는 촬영밖에 없다. 심지어 최근 한국영화에서 도드라지는 사운드믹싱 문제도 볼 수 있는데, 대사를 당최 들을 수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