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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Jun 07. 2019

로켓맨 (Rocketman, 2019)

‘로켓맨’의 서사는 전형적인 퀴어 드라마였다.


성장과정에서 한 번쯤은 맞닥뜨리게 되는 스트레이트 남성에 대한 짝사랑, 정체성에 대한 부인과 억눌린 욕망,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불안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소되지 않는 애정결핍. 이 모든 것이 일그러진 채 방향을 찾지 못한 채 표출되다가 결국에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


영화가 즐거워지는 부분은 엘튼 존의 노래가 들어서는 구간들이다. 엘튼 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그의 생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드라마에 가깝고, 노래들도 릴리즈 된 순서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상황에 맞는 노래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 속 뮤지컬 넘버의 연출도 엘튼 존의 톤과 분위기를 따라 캠피하고 화려한데, 때로는 레코드 판에서 의상을 갈아입으며 피아노를 추는 엘튼 존으로 나타난다거나, 뜬금없이 보깅 댄스를 추는 사람들 앞에서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는 인물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외 구간들의 연출은 매우 깔끔하다.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과정은 한순간도 정체됨 없이 슥슥 지나가는 듯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는데, 무엇보다 주연 타론 에거튼이 그동안 좀 가벼운 역할만 받았다면 여기서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고 인물의 무게를 제대로 전달하는 듯하다. 브라이스 달러스 하워드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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