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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Jul 11. 2019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019)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https://www.imdb.com/title/tt6320628/

초반부가 너무 급하게 나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영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끝날지에 대한 큰 그림은 이미 보인다. 영화를 볼 때에는 역시 캐릭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캐릭터가 설명되는 순간 모든 영화의 패가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관을 나서면서는 우리가 그만큼 마블이 만들어내는 영화들의 구조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액션에 대한 안배뿐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배경과 특징까지 생각했을 때 여러모로 악역의 설정이 잘 되었다는 생각은 든다. 우선 이 인물의 배경 설명만으로 포스트-아이언맨 시대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져서 전체 유니버스의 방향성이 명확해진다. 추가적으로 이 상황이 스파이더맨에게 끼치는 영향을 설명함으로써 캐릭터의 성장을 유도해서 독립된 영화의 플롯 줄기를 만들어주고, 이 두 얼개가 결국 ‘허상’이라도 믿고자 하는 불안정감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엮여서 영화가 이해하기 쉽게 되는 것.


다만, 되려 스파이더맨이라는 인물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피터 파커와는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뉴욕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신의 사진을 팔아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피터 파커가 언제부터 자신의 슈트를 커스텀 조립하는 포스트-아이언맨이 되어버린 걸까.


액션은 나쁘지 않다. 유럽을 돌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이 대체 어떤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의외의 도구로 잘 보완했다고 느껴짐.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통속적인 청소년 성장/연애담으로 무난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첫 번째 쿠키 영상이 다음번 영화의 초입부, 혹은 금번 영화의 마지막에 들어갔어야 했다고 보는데, 전자가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마블/소니 간의 계약 때문에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완결성 있는 영화’와 ‘프랜차이즈 흐름 상의 클리프 행어’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집착이 그런 쿠키영상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쿠키 영상 치고는 메인 스토리라인에 지나친 영향을 주는 내용이라.

P.S. 메이 숙모가 피터 파커의 성장기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지나가는 아저씨 한 사람보다 낮다는 게 말이 되나.....??? 심지어 ‘quirky’한 여성으로 그려지는 것도 그렇게 긍정적인 의도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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