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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키스테이지 Mar 25. 2018

그 시절 나는 무엇을 했더라

유학시절의 나, 그리고 현재의 나 -1

항상 시작하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늘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은 필수가 되었고 한 달 이상은 그 준비운동을 위해 쓰고 있다. 준비라는 것이 특별할 건 없지만 충분히 그 시간을 쏟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체해버려 금방 탈이 난다. 시작한다는 것에 부담을 가져온 것은 아마 아직 제대로 된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일까?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레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나를 소개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작업들을 둘러보면 슨 작업을 하는 것이 나에게, 그리고 남에게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실 요즘 들어  가는 것도 없 그다지 나에게 흥미를 주는 일들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 주변인들은 항상 뭘 그리 늘 즐거워하고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한지 그들의 SNS를 둘러보다 자신감만 떨어져 간다. 그래, 나도 즐거운 것, 좋아 보이는 것만 남과 공유하고 싶지 슬프고 힘든 건 더 나를 부끄럽게 할 뿐이다. 어떻게 보여주겠니. 하지만 매일같이 업데이트가 되던 내 피드가 잠잠한 것을 보고 있자니 침묵은 더 싫어진다.


나도 이리 부정적인 사람이었던 건 아니다.


한창 매일이 즐겁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나날이 계속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 누구든지 그런 시절 한 번쯤은 추억으로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나의 찬란한 시절이었던 유학시절의 이야기이다.


졸업학년이 되고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지만 이 끝없는 고민의 여정을 시작했던 그때의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에 대한 질문이 새롭기만 했다. 비교적 다른 친구들 보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했다고 자부했는데 3년 내내 내 학창 시절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뮤지컬에 대한, 공연에 대한 열정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그때는 다음 간이역을 정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그냥 그 순간에 행복했던 일을 이어서 하면 된다 라는 가벼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학생의 신분으로 부모님과 학교의 보호막 안에 쌓여 있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졸업 이후 학사 전공과는 다른 무대디자인 공부를 하겠다는 포부로 한국을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유학을 가기까지는 험난한 준비기간이 펼쳐졌다. 준비운동 없으면 금세 탈이 나기 마련이라는 나의 신조가 있었기에 그 험난했던 1년의 준비기간이 무사히 지나고 유학길이 펼쳐졌다.


 일단 외국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으로 인해 내 평생에 걸친 영어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유학 준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하기 위해 직접 모든 것을 알아보기로 했다. 학과가 결정이 되었으니 학교를 결정하고 필요한 서류를 리스트로 작성했다.(리스트라고 해봤자 그냥 노트에 필요한 거 1,2,3으로 적은 것뿐) 그러고 나니 내가 해야 할 일들이 확실하게 정해졌다.


이제 시간싸움이다. 시간 내에 영어성적을 받아내고, 시간 내에 포트폴리오 제작을 완성해야 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첨삭도 받고. 이 모든 걸 끝내면 나는 유학길에 오르겠지.


목표가 확실해지니 내가 해야 할 일들이 확연히 보였다.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오래 준비했던 부분은 바로 언어 공부다.

영국에 위치한 학교를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당연히 영어공부를 했다. 대략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이때부터 영어가 필수교육이었었다. 7차 교육이었나? 그랬다.) 배웠었던 영어니 그리 어렵지 않겠지 했지만 시험을 치르기를 10번째.. 11번째에서 포기하려 했었다. 그러나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역시나 옛말이 맞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11번째 시험을  볼까 말까 이 이상의 도전은 괜한 돈 낭비일 뿐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10번째 보았던 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나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성적표는 유학으로 가는 티켓이 되어 주었다.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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