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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충분 Oct 21. 2023

인생 처음, 쉬어가기로 결정하다.

더이상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대책 없는 퇴사를 지르다.

" 근데..
나.. 대체 어떤 사람이었더라? "



이 의문이 머릿속에 부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잠깐 쉬면서 나를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왔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올라왔을 때 내가 선택한 것은 퇴사가 아니라 이직이었다.



좋은 회사를 만나면 나아질 작은 고비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도망치듯 나온 회사는 보란 듯이 이전 회사와 닮아 있었다. 단지 복지와 급여만 나아졌을 뿐 더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6개월만에 타의에 의해 담당하던 브랜드마저 바뀌면서, 회사는 더욱 적응하기 힘든 곳이 되었다.



매일 목 끝까지 올라오는 '퇴사'라는 말을 참으며 하루하루 묵묵히 버티던 어느 날이었다.



급한일이 없어서 점심을 먹으러 나왔고

광고주는 갑자기 본인들

행사 경품을 내어달라 요청했다.



하필 점심시간 맞춰 업무를 주는 광고주도 욕나왔지만, 거기에 더해 팀장은 빨리 광고주에게 회신을 달라며 삼십 초에 한 번씩 카톡을 보내왔다.



그날은, 동료가 근처 맛집을 알아냈다며

간만에 회사 멀리까지 기분 좋게 점심을 먹으러 나온 날.

내 앞에 놓인 음식을 앞두고,

다 식을때까지 숟가락도 못뗐다.



그날, 회사 근처 명동성당에 가서

이곳에서의 삶을 반추하면서 기도했다.



"오늘은 제발.. 퇴사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마치 신의 가호를 받은 듯

모든 환경이 딱딱 맞춰져

정말로 그날 퇴사를 질렀다.  





안녕, 나의 지긋지긋한 지난날

그리고 안녕, 나의 찐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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