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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Jul 30. 2020

윤수 좋은 날

좋은 친구와 맥주 한잔 하는 날


내게는 윤수라는 좋은 친구가 있다.

대학교 때 잘 알게 된 동생인데

대화코드가 잘 맞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다.


우리는 신문방송학과 수업에서 만났다.

나는 영문과지만 3학년 때부터

신방과 수업을 더 자주 들었다.

이 친구는 일찍이 전자과에서 신방과로 전과한 케이스다.


우연한 인연이지만

서로에게 몇 번씩 도움을 주며 가까워졌던 것 같다.

수업도 같이 듣고 공모전도 같이 나갔다.


서로가 연락을 자주하거나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었다.

대학생 때도 귀국 후에도

연락은 드문드문 가끔씩만 해왔다.


좋은 친구란 무엇일까.

오래된 친구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분명 좋은 친구겠지만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내겐 좋은 친구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연락을 못해도

오랜만에 만나면 편안한 친구.


급하게 나왔다고 머리에 신경 쓰던 너. 내 브런치는 보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걱정마 윤수야.


여전히 윤수와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내진 않는다.

그러나 가끔씩 만나

밥을 먹거나 술을 한잔 할 때면

물 만나 신난 물고기처럼 

주둥이에 모터가 달린 듯 말들이 뿜어져 나온다.

내가 이리도 말이 많았나 할 정도로.


시시콜콜한 농담이나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서로의 고민과 속마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진솔한 생각도 진지하게 나눈다.

서스럼없이 자연스럽게

그동안 쌓여왔던 걸 풀어내듯이

편안한 대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진다.


윤수를 만나면 속이 후련하다.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맛에 떠드는 걸까


이런 시간이 참 좋다.

즐겁고, 개운하다.

이런 친구가 참 좋다.

내게 편안함을 주고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난 운이 참 좋은 사람 같다.

이런 좋은 친구를 곁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내 주변엔 그런 친구가 몇몇 있다.

그런 점에서 난 인복이 참 많은 것 같다.


세상 사는 즐거움이 뭐 별거 있나

이런 좋은 친구들을 곁에 두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속마음을 풀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술 한잔 하며 늙어가는 거지

싶다.


오늘은 참 운수가 좋은 날이다.

윤수가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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