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와 맥주 한잔 하는 날
우리는 신문방송학과 수업에서 만났다.
나는 영문과지만 3학년 때부터
신방과 수업을 더 자주 들었다.
이 친구는 일찍이 전자과에서 신방과로 전과한 케이스다.
우연한 인연이지만
서로에게 몇 번씩 도움을 주며 가까워졌던 것 같다.
수업도 같이 듣고 공모전도 같이 나갔다.
서로가 연락을 자주하거나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었다.
대학생 때도 귀국 후에도
연락은 드문드문 가끔씩만 해왔다.
좋은 친구란 무엇일까.
오래된 친구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분명 좋은 친구겠지만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내겐 좋은 친구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연락을 못해도
오랜만에 만나면 편안한 친구.
여전히 윤수와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내진 않는다.
편안한 대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진다.
이런 친구가 참 좋다.
내게 편안함을 주고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엔 그런 친구가 몇몇 있다.
그런 점에서 난 인복이 참 많은 것 같다.
세상 사는 즐거움이 뭐 별거 있나
이런 좋은 친구들을 곁에 두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속마음을 풀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술 한잔 하며 늙어가는 거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