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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ign Oct 14. 2016

앱으로 글쓰는 맛이란

브런치 앱을 이제서야 깔다

난 지금 너무 해피하다. 컴퓨터를 열고 글을 쓰지 않고 내 핸드폰으로 브런치를 쓰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사용하던 아이폰 4s를 파리에서 쓰리당한 후 겨우겨우 남편의 회사 폰으로, 그 아이의 수명이 다 꺼지고(아이폰 4였는데 자가 딥슬립 모드로 들어가곤 했다 -_-) 다시 살아나는(?) 기염까지 토할 정도로 사용한 나는 현재 아이폰 5s를 사용중이다. 나는 험블한 사람이고, 핸드폰으로 회사 업무를 보거나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도 아니므로 철저하게 현재의 상황에 만족 중이다.


아이폰 5s로 바꾸고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진작부터 앱을 깔아 나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싶었더랬다. 그러나 브런치 앱을 깔려고 하니 크레딧 카드 정보를 요구한다. 나의 크레딧 카드 정보를 넣자니 이상하게깨름직하다. 인터넷 뱅킹 등 16진수 계산법을 따르는 기계들과의 금융거래에 약한 나는 남편 회사 카드를 기다렸다. 앱을 깔 수 없다고 처절하게 외쳐대는 나의 절규를 그는 거의 세달 정도 응답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잊고 있었고 우린 그냥 바빴다. ^^)

드디어 오늘! 우리는 이미 예약이 90퍼센트 다 차버린 스키장 근처 호텔을 알아보기 위해 일찍 잠을 잔 다인이의 도움으로 둘이 나란히 식탁에 앉아 '과연 아이를 데리고 어느 스키장을 가는 것이 옳은가'를 핸드폰으로 지도를 열고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남편은 스키 어플을 깔고 생각난 김에 나도 후다닥 몇 달간의 염원을 10분만에 풀어버렸다. 처음 접하는 브런치 앱은 만족스럽다. 허접했다하더라도 아마 난 지금 너무 행복해서 객관적인 평가는 어려웠을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 살짝 당황스러운 점은 글의 길이를 잘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하긴 글의 길이가 중요한게 아니다. 처음 나의 브런치 취지는 '나의 감성일기'를 쓰자였다. 장편소설을 쓰기 위함이 아니였다. 그리고 요즘 같은 스마트 폰 시대에 아직도 컴퓨터 스크린을 기준으로 글 길이를 가늠하다니......그래도 명색이 아이티 회사에 다니는 프로그래머에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까지 뚝딱 만드는 일인으로서 수정이 시급한 행동이다.

남편은 스마트 티비로 썰전을 본다. 난 그의 발맛사지를 받으며 스마트 폰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아..... 이 얼마나 스마트하고 멋진 세상인가! 오늘도 행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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