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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u Poloi Jun 01. 2018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쐐기풀'

나와 같이 사는 그는 매일매일 새로운 먹거리로 나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얼마 전에는 그가 '신메뉴'를 선보였다. 나에게만 새롭지 그나 그의 가족들에게는 새로운 음식이 아니다. 꽤나 맛이 좋고 신선해서 이름은 물었더니 Stinging nettle이라고 했다. 바로 사전을 검색해봤다. 우리말로는 '쐐기풀'이라고 불린다. 거창한 이름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제 모습에 딱 걸맞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 음식에 극찬을 하고 며칠 후, 쐐기풀은 함께 캐와서 요리해 보기로 했다.

음식을 준비하기 전, 우리는 '쐐기풀'을 찾으러 집 밖으로 나갔다. 몇 발자국 안 가서 쐐기풀을 찾을 수 있었다. 별로 특별하게 생기지 않아서, 그냥 보면 흔하게 생긴 풀일 뿐이지만 손으로 만지면 굉장히 따갑다. 쐐기풀은 극지방, 남극 북극을 제외하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지구 상의 가장 흔한 풀 중에 하나라고 한다. 어디서든 자라나는 잡초 같은 풀인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잡초가 맞다. 다루기가 조금 까다로워 먹을거리로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풀이다. 나는 쐐기풀에 대해 알고 싶어 그의 효능을 검색해 보았다.


쐐기풀은 관절염, 알레르기성 비염, 건열, 해독, 신장 건강, 뼈 건강이 좋다고 한다. 치료제로도 많이 쓰이는 이 풀은 요로 감염이나 습진 치료에 쓰인다. 게다가 남성의 전립선 관련 치료에도 좋다고 한다. 이 외에도 지혈에 쓰였거나, 각종 질병의 치료로도 많이 쓰일 만큼 건강에 아주 좋은 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보통은 차로 만들어 마신다고 한다.


이렇게나 건강에 좋은 쐐기풀. 맛도 좋다.


우리는 쐐기풀에 맥주 반죽을 입혀 튀겨먹었다. 반죽에 맥주를 생각보다 적게 넣었더니 바삭한 게 조금 덜했다는 점이 아쉽다. 그전에 먹었던 쐐기풀 튀김은 맥주가 많이 들어가 아주 바삭했다. 튀김 반죽은 우리가 흔히 아는 튀김 반죽과 같게 만들었다. 속만 쐐기풀일 뿐이지, 여느 일식집에서 먹는 값비싼 튀김(덴푸라) 못지않았다.  아주 건강에 좋은 풀을 아주 기름진 음식으로 만들었더니, 건강한 맛에 맛있는 맛을 입힌 기분이다. 뭐 건강에 이로운 것도 반으로 줄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완성된 음식의 비쥬얼은 이러했다. (먹는 도중 찍은 사진이라 보기 좋지는 않지만.....ㅠㅠ)





그리고 남은 쐐기풀로는 페스토를 만들었다. 쐐기풀과 함께 마카다미아, 올리브 오일, 소금과 호추를 넣고 곱게 갈아만 주면 된다. 요리하기 귀찮은 날, 파스타에 넣어 비벼만 벅으면 되는 페스토. 페스토를 이런저런 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안 것도 얼마 안 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바질 페스토 외에도 정말 수많은 종료의 풀들은 페스토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


최근 우연히 알게 된 '쐐기풀'을 나름의 방법으로 알리고 싶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이 쐐기풀은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근처 풀더미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흔하디 흔한 풀이니 한번 쯤 관심을 가져줄 만하지 않은가.


길을 걷다 우연히 쐐기풀을 마주하게 된다면 한 번쯤은 꺾어와서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해 보았으면 좋겠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수프를 만드는 등 레시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단지 기억해야 할 건 쐐기풀은 만질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는 점이다.(몇 번 본의 아니게 만지게 되었는데 엄청 따가웠다..) 하지만 한번 열이 가해지고 나면 그 미세한 바늘들도 제 역할을 못하니, 섭취할 때는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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