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랑꼴로지 Nov 05. 2018

해외 반응 콘텐츠와 한류(1)

(1) 한류의 소비주체 한국인

2005년 4월 23일 “Me at the zoo”라는 짧은 영상이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단순히 동영상을 공유하는 사이트라는 차원을 넘어 거대 플랫폼으로서 자신들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와 함께 ‘유튜버’ 혹은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전문 유튜브 영상 제작자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들을 관리하는 MCN 사업도 활발하게 되었다. 과거 TV가 첫 등장하였을 때, 현대의 일상이 TV 앞으로 이동했던 것처럼 이제 사람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튜브는 인터넷을 통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영상 콘텐츠와 정보를 공유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현대의 삶과 현상들을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유튜브를 통해 보내고, 지금 이 글을 쓰는 5분 전까지만 해도 유튜브를 보고 있던 나에게 유튜브에 관한 생각을 적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한국 문화 콘텐츠는 해외에 전파되고 화제가 되었고, 그러한 모습들은 ‘한류’라고 이름 붙여졌다. 그리고 해외에서 나타난 한류 현상들은 다시금 한국의 미디어 속에서 등장했다. 수많은 해외반응 영상들이 올라오고, 언론은 평창에 관한 해외의 반응을 살폈다.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미국 등등 다양한 나라들의 커뮤니티 속 한국 관련 게시글과 댓글들이 번역되어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글로벌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는 ‘해외 반응’이란 이름으로 여러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해외 반응 콘텐츠라는 말이 실제로 통용되고 있는 것인가 묻는다면 내가 이름 붙였다고 답하겠다. 물론 ‘해외 반응’이라는 이름이 붙은 콘텐츠가 있음은 분명하고 “Reaction”이란 이름이 붙은 콘텐츠들이 있음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가 임의로 붙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이 해외 반응 콘텐츠인가?”라는 물음에 제대로 정리되고 분류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유튜브를 즐겨보는 이들에게 “해외 반응 콘텐츠”라는 말을 던지면 대체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왜 바다 건너의 반응을 살필까?     


2005년 한국 최초의 웹번역 사이트 개소문닷컴이 처음 생겨났고, 그 이후 가생이닷컴 등 웹번역 사이트들이 생겨났다. 이 사이트들은 주로 한국과 관련된 해외 반응들(한국과 관련한 게시물 및 댓글)을 번역하여 게시하는 사이트들이다. 이러한 사이트가 활발해짐과 더불어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해외 반응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단순히 웹번역 사이트의 글들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실제 한류 콘텐츠 영상을 외국인들이 보는 것을 중계하는 콘텐츠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한국을 소개하거나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를 접한 외국인의 반응을 보는 영상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해외 반응 콘텐츠에 꼬리표처럼 달리는 것이 바로 ‘한류’이다. 본 글에서 유튜브 해외 반응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대표적인 사례들을 들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해외 반응 콘텐츠가 인기를 끌게 된 요인이 무엇인지에 논해보고, 이를 한류와 연관 지어 ‘한류’라는 것이 단순히 해외에 유행이 아닌, 늘 문화의 이식지였던 한국적 상황의 역전에서 비롯된 자기만족은 아닌지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사이몬 안홀트는 문화콘텐츠를 접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해당 국가에 대한 이해체계로서의 문화와 이미지를 형성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형성한다고 주장하였다. 한류는 문화콘텐츠의 파급효과를 가장 잘 드러내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한류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현상이 되도록 정책적으로 그리고 학술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류 연구의 방향은 한류의 원인과 그 바탕이 되는 한국의 문화 원형을 찾고, 한류를 산업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는 그러한 의미에서 한류 현상을 단순히 해외에 발생한 유행 혹은 문화 콘텐츠 수출을 위한 호기(好奇)로만 보는 것이 아닌 한류를 소비하는 한국과 한국인에 초점을 맞추어 한류를 새로운 방식으로 진단해보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한류     


일반적으로 한류에 대한 분류는 2,000년대 드라마를 한류 1.0, 2010년대 K-팝을 한류 2.0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문화관광부에서는 2012년에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K-컬쳐의 한류 3.0 시대의 필요성을 정책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한류의 구분은 한류 전반을 커다란 대세의 측면에서 표현한 것으로, 엄격한 학술적 구분은 아니다. 일찍이 태권도를 한류의 커다란 흐름으로 포괄하여 규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태권도를 한류 1.0으로 보기도 하며, 그렇게 되면 한류 4.0까지 표현된다. 또한 K-팝도 최근의 아이돌가수 외에 HOT, NRG, SES, 베이비북스, 클론 등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경우 드라마 보다 오히려 음악이 먼저 유행하였다.             

일본 신문에 모르겟소요란 이름으로 보도된 평창 올림픽 <총알맨>

한류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연원은 1992년 중국에서 방영된《사랑이 뭐길래》에 있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중국에서 방영되게 되었고 그에 대한 명칭으로 한류’라는 신조어가 조형 된 셈이다. 그런데 실상 현재 문화적 담론 속에서 한류는 몇몇 스타들을 기반으로 한 문화상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류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것은 2003년 이후이다. 2003년 일본의 NHK는 한국 드라마였던《겨울 연가》를 방영했고 이 드라마는 뜻밖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후 한류는 드라마와 배우들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대중가요, 예능, 식문화 등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한 단면을 우리는 최근에 개최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느낄 수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루어 졌고, 성공적 개최의 일각에서는 ‘한류’라는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한국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250만명을 가지고 있는 유투버 《영국남자》는 평창 올림픽 전부터 평창과 한국의 먹거리와 놀거리를 소개하고, 평창 스타디움 한편에서 선수들을 초대하여 한국 식문화를 알리는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요괴와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유독 평창 개막식 때 등장한 인면조와 일본에서 “모르겟소요(원래 동상의 이름은 ”총알맨“이나, 일본 기자의 물음에 평창 진행요원이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여 일본에서 ”모르겟소요“라고 소개되었졌다.)”라 알려진 “총알맨” 동상이 인기를 끌며 패러디와 2차 창작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패러디 되고 있는 <총알맨>
실제 총알맨 동상

 그 외에도 폐회식을 꾸며주었던 K-POP 스타들, 선수들의 SNS에 올라오며 다시금 주목 받은 “온돌”과 식문화 등. 많은 것들이 “한류” 혹은 “K-Wave”라는 이름으로 퍼져나간 것들이다. 그리고 한국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화제가 되는 모습이 한국의 미디어 속에서 등장했다. 수많은 해외반응 영상들이 올라오고, 언론은 평창에 관한 해외의 반응을 살폈다.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미국 등등 다양한 나라들의 커뮤니티 속 한국 관련 게시글과 댓글들이 번역되어 한국으로 들어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웰 메이드에서 패스트 메이드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