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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순례 Jan 02. 2020

당신의 꿈속에 낯선 이성이 나타났다면?

꿈에 나타난 낯선 이성     

  정신분석 심리치료 중에는, 내담자가 낯선 이성을 만나 성적 흥분을 느끼거나 스킨십을 하는 꿈 이야기를 종종 한다. 청년들이 이 꿈을 꿨다면 틀림없이 성적 욕망을 꿈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에 꾸는 이런 꿈은 성과는 무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성에 관한한 인류의 오래된 금기윤리가 있어서, 성적 꿈은 편하게 이야기하기를 곤란해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나이 성욕을 너무 밝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꿈을 다 꾸다니?” 


  중년은 성욕이 감퇴되는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더 왕성해지고 성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전용하려는 욕망도 커지는 나이다. 성적 욕망과 관련된 꿈은 상대가 배우자가 아닌 이전부터 알고 있던 이성이거나, 아니면 전혀 낯선 이성으로 등장한다. 비록 꿈이지만 성적 설렘은 성에 대해서 이제 막 눈을 뜬 사춘기 청소년들처럼 매우 짜릿하게 다가온다. 이들은 처음에는 부끄러운 듯이 꿈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성과는 거리가 먼 생기가 넘치는 에너지에 사로잡힌다. 성욕은 꼭 성적 욕망이 아닌 그 밖의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건강의 기준을 가늠하는 가장 큰 외적 증거로 짝을 만나 건강한 성행위를 하는 것으로 들었다. 성욕은 인간의 본능이고, 이 본능을 본능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어야, 또한 성욕을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감정의 억압, 우울이나 불안 등으로 마음의 고뇌가 깊은 사람들은 가장 먼저 성욕도 함께 억압된다. 그들의 정신에너지는 성욕으로 흐를 여유가 없다. 그들은 배우자와도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고, 섹스리스는 아닌데 섹스리스처럼 비춰진다.  

성 에너지가 삶의 활력으로

  한 일 년 간 우울증을 앓아 항우울증 약물을 복용하면서 성욕도 함께 감퇴된 분이 있었다. 그는 아내와도 거의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그는 반년간의 심리치료로 억압된 감정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었고, 억압이 풀려 정신에너지의 순환이 원활이 일어나면서 약물치료를 중단했다. 그리고 가져온 꿈이다.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여직원이었습니다. 그녀는 여성적인 매력이 있기는 했지만,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저는 한 번도 그녀에게 성적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꿈속에서 그녀가 제 승용차에 나체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나는 그녀를 애무하며 호텔을 찾아다니다 깼습니다.”


  우울증상과 싸움으로, 또한 약물의 생화학적 작용으로 감퇴된 성욕이 되살아 난 것이다. 그는 일 년 만에 남자가 된 것 같다며 얼굴에 화기가 돌았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느끼는, 이 세상에는 나 혼자라는 강한 허무감과 불안이 더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 시기에 그는 동일한 상황에서 이전처럼 쉽게 우울증상으로 퇴행하지 않았다. 그동안 억압된 정신 에너지가 그의 몸과 마음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정신 에너지는 곧 성 에너지라고 한 프로이트의 이론을 심리치료 밖에 있는 사람들은 비판할지 모르지만, 심리치료사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돌 가수 아무개와 호수를 걸은 중년 여성

  남자들보다도 중년 여성들이 성적 꿈을 꿨을 때는 더 부끄럽게 여긴다. 한 중년 여성은 아이돌 가수인 아무개와 손을 잡고 호수를 걷는 꿈을 꿨는데, 그 가수가 꼭 중년신사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성적 느낌을 받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녀는 나이 먹어 아들 같은 남자를 꿈에 불러들였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녀는 직장 내에서 심한 스트레스로 오랜 세월동안 감정을 억압만 하다가 심리치료로 풀었고, 취미생활도 시작했다.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다는 고백을 했고, 그런 삶의 변환기에 성과 관련된 꿈을 꾼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아이돌처럼 활력이 넘치는 정신에너지가 그녀의 몸과 마음을 돌고 있었고, 그것이 성의 상징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신 에너지는 꼭 성 에너지로 표현되어야 하는가? 방어기제를 풀어놓은 상태에서 인간에게 성적욕망만큼 강렬하고 저항이 적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 에너지는 인간 삶의 근본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나이 들어 삶의 의욕이 떨어졌다는 것은 성적 욕망도 함께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 많은 노인들이 삶의 활력을 찾는다며 젊은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일순간의 만족은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인생의 시간표를 뒤로 돌리는 퇴행이다. 나이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 에너지의 전환

  성 에너지는 다른 것으로 전이되기를 원한다. 중년에 왕성한 에너지로 제2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 지금까지 해오던 것들이 원숙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 어느 한 곳에 깊이 몰입하여 그 분야에 공을 세우는 사람들, 이들은 성 에너지를 그 밖의 다른 곳으로 전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노년에 성욕이 현저히 감퇴되는 이유는 정신 에너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정신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이 의식적 세계보다는 무의식의 세계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보통 현직에서 퇴임하면 이 시기가 오고, 이 과도기에는 무기력과 우울함이 한동안 동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전의 삶을 동경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그는 무의식의 헤아릴 수 없는 영적 보화들을 놓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이 창조적인 정신 에너지를 놓치고 있다면 이유는 한가지이다. 정신 에너지는 과거에 있던 것이 아니고, 미래에 있을 것도 아니다. 정신 에너지야말로 오직 현재에 충만한 것이다. 우주에 충만한 하나님의 기운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당신의 자아가 뒤를 돌아본다거나, 앞을 내다본다면 현재에 충만한 정신 에너지도 당신을 외면할 것이다. 


  양자 물리학에 의하면 원자의 주위를 도는 전자는 관찰자가 지켜볼 때는 입자 상태이고, 지켜보지 않을 때는 파동으로 변한다고 한다. 미시의 세계에 거시의 세계가 있다는 양자 물리학의 관점을 칼 융은 분석심리학의 원리로 수용했다.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면 정신 에너지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입자의 형태가 되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파동이 되어 나와는 무관하게 퍼져나간다는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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