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길을 가다
송몽규와 윤동주를 비운의 시대에 살았던 비운의 천재라고 한다. 그럼, 비운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삶은 더 빛날 수 있었을까. 송은 사상으로 무장한 독립운동 실천가, 윤은 뛰어난 감수성을 가진 시인이었다.
요즘 유행이니 MBTI로 설명하면, 송은 뛰어난 의지와 통솔력을 가진 ENTP, 윤은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예술가 ISFP일 것이다. 이들은 내적 신념이 강하다. 그 신념을 송은 밖으로, 윤은 안으로.
두 분은 일본 유학의 학력으로 노른자에 앉아 호사를 누릴 수도 있었다. 친일파로 재산을 축적한 양반들이 그렇듯이 자자손손 대대로. 그러나 그들이 가야 할 길을 갔다. 날이 어두워 그들의 별은 더 총총 빛났다.
송몽규의 영화 속 대사 하나. “두려워할 것 없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윤동주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되었다. 두 분은 당당히 자기 길을 갔기에, 내 눈에는 천재로 보인다.
꽃이 피기도 전에 옥사해서 비운이 아니다. 그랬기에 그들의 별은 지금도 더 밝게 빛난다. 친일
파로 넘어가 일순간의 안락을 택한 이광수, 윤치호의 별과는 사뭇 다르다.
가나심리치료연구소 박성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