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와 직장인의 가장 큰 차이

마흔에 자아 찾기 (11)

by 이오

퇴사를 하고 다른 일을 하는 나를 보며 직장인인 친구들과 전 직장 동료들은 대단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사실 대단할 건 없다. 직장에서 하는 일들이 더 난이도가 높다. 회사를 인수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고, 공장을 짓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어마어마한 일들을 그들은 해내고 있다. 다만 여럿이 함께 하고 시스템이 갖춰져 있을 뿐이다.


내가 느끼는 사업자와 직장인의 가장 큰 차이는 리스크를 본인이 감당하느냐 회사가 감당하느냐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큰돈이 드는 출장을 갈 때도 외부에 자문을 의뢰할 때도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좋은 결과를 얻고자 노력했지만 돈이 든 만큼 결과를 내지 못해도 내가 금전적으로 잃을 건 없었다.


부동산 매매업을 시작한 후 새로운 부동산 규제가 생길 때마다 영향을 받았고 결국 단기매도 하려던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쯤이면 첫 수익을 내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밥도 사고 선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수익은 전혀 없고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이 계속해서 나가고 있다. 비용이 들 때마다 조금이라도 줄일 순 없을까 고민하고 필요한 걸 구매할 때마다 가성비를 꼼꼼히 따진다. 내 돈이 아니어서 부담 없이 쓰던 법인카드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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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중요한 결정은 모두 리더가 했다. 나도 나의 의견이 있었지만 리더가 결정을 내리면 나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따랐고 크게 불만을 갖지도 않았다. 어떤 식이든 리더가 제 때 결정을 안 해주는 게 더 싫었다. 지금은 나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고 쉽지 않다. 나의 결정에 따라 나의 수익이 달라진다. 단기적인 수익일 수도 장기적인 수익일 수도 있다.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가 져야 하고, 그로 인한 손실도 내가 감수해야 한다.


지켜야 하는 근무시간도 없고, 무능한 상사 때문에 속 터질 필요도 없고, 말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쓸 필요도 없는 지금의 내 일이 좋다. 하지만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 보유하고 있던 주식도 팔고 그동안 모아둔 돈이 점점 바닥나는 것을 보며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이 불안감은 ‘나의 일’을 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자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동안 ‘남의 일’을 하며 월급을 받기 위해 지불했던 시간과 건강은 되찾았으니 나에게는 훨씬 나은 삶이라고 생각된다. 항상 따라다니는 리스크를 즐거운 마음으로 감수해야겠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런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며 아무런 존재도 되지 못한다.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만이 자유로워진다.
- 『밥 프록터 부의 시크릿』, 밥 프록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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