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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차 Sep 04. 2020

네 꿈을 먹는 짐승을 조심해라

출퇴근 단타 일기장 1



오늘은 넷플연가에서 열린 김짠부 유투버님의 ‘MZ세대를 위한 재테크’ 강연을 듣고 왔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강연을 연기해야 말지 고민을 하셨다던 담당자님의 말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김짠부님을 바라보았다.








김짠부님의 ppt에는 과거 자신의 욜로족 사진들과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25살에 모은 돈이 0원이라는 얘기에 ‘아, 내 얘기잖아?’하고 속으로 웃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변동지출. 특히 감정적 소모와 그에 따른 시X비용 얘기엔 강연에 오기 전 구매하고 온 애*크래프트의 안경이 떠올랐다. 찔렸다. (강연 전에 산 것이니 괜...찮...)



김짠부님은 30살 전후 독립을 해야 하는 게 부모님과의 암묵적인 룰이라 했다. 1억을 모으자 다짐한 것도 그 규칙의 연장선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방에 있던 최재성 교수님의 <통섭의 식탁>을 마저 읽었다. 거기에 눈에 띄는 문구가 하나 있었다.



네 꿈을 먹는 짐승을 조심해라

인디언의 격언이라던 이 말을 본 순간 뇌리에 묵직이 박혔다. 책을 덮고 읊조려도 잊히지 않았다. ‘내 꿈을 먹는 짐승’이라는 문구가 오늘 들은 재테크 강연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제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께 급작스런 소식이지만, 나는 또 백수를 탈출했다. 꿈을 꾸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내 꿈을 좌지우지하는 녀석이다. 내 꿈의 규모도, 정확도도, 애초에 꿈을 가질 수 있는 자격 또한 돈이 영향을 미친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넋 놓고 바라보는 건 내 성미와 맞지 않다. 차차 짐승을 길들이는 법을 배워나가면 될 일이다. 나의 꿈. 드라마 작가가 되는 길에 도리어 내 꿈을 좀먹는 짐승이 나타날 때, 당하지 않고 나를 지켜줄 아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김짠부님이 말했다. 목표는 살짝의 허언이 들어가면 좋다고.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책상에만 앉아 글을 써야 한다는 스스로의 강박을 깨기 위해서다. 곧 출퇴근하는 길에서 스스로의 꿈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짐승을 잘 다루기. 조만간 이뤄질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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