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의 삶을 정의하고 형성할 새로운 지수가 필요한 시대
이제 서울시민은 서울타워에 어떤 불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대기오염 정도를 알 수 있게 됐다.
빨간색이 들어오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외출 자제가 공지된다.
서울시민은 서울타워 불빛에 따라 마스크를 쓸지, 외출을 할지 집에 머물지를 결정하기 시작했다.
대기오염 정도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
측정도구로 전문가들 이분 석하여 공지해야 일반인들은 비로소 볼 수 있다.
GDP, GNP 등 경제지수를 비롯한 각종 지수도 유사하다.
어떻게 지수가 제시되느냐에 따라 정책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이웃나라 중국은 기존 경제지표 분석과 방향 제시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GDP 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2015년이 신창 타이(新常態) 원년이다.
신창 타이(新常態)'는'뉴 노멀(New Normal)'을 중국식으로 번역한 말이다.
'뉴 노멀'의 의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이다.
신창 타이는 양적인 발전으로 질적 발전 전환하겠다는 정책목표다.
성장 목표를 낮추고 성장 속도보다 취업률, 소득 분배, 지역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방향 설정을 뜻한다.
한국에서 국민소득, 국민 총생산, 성장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요한 경제정책 목표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7% 성장률, 4만 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이라는 ‘747’ 공약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4% 성장률, 70% 고용률, 4만 달러 국민소득 등 ‘474’를 목표로 내세웠다.
사실 이런 경제정책 목표는 한국전쟁 후 본격적인 산업화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
권력자와 정책담당자들이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국민 총생산량을 제시하고 높이는 것이 정책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과거 낙후된 사회 구조를 성장 중심의 사회구조로 진화시키는 것에 있어서 국민 총생산, 국내총생산과 같은 성장 측정 지수는 사회적 콘센서스(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유용했다.
앞으로 이런 정책의 패러다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처럼 국민과 시민들에게 쉬운 정책의 방향 제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이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기점으로 저성장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모건 스탠리 신흥시장 총괄사장 루치르 샤르마는 2012년 ‘브레이크아웃 네이션’ 저서에서 세계 역사상 50년간 5% 이상 성장한 국가는 단 두 개로 한국과 대만이며, 따라서 현재의 한국은 고도성장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장률을 중심으로 한 몇몇 정책이 지 이후 저성장 단계로 진화해야 하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구가 고도화되면서 사회는 다원화와 다양화가 가속되고 있다.
금의 사회에 변화와 방향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지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이 눈여겨볼 지수 사회진보지수!
사회진보 지수를 이해하기 전 두 가지의 한국사회는 인식이 필요하다.
하나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와 GDP다.
먼저 양극화를 보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 상장기업의 사내유보금이 800조가 넘었으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중 30대 대기업이 60%가 넘는 551조에 달했다.
GDP, GNP가 올라가도 빈익빈 부익부만 심화되는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5년 10월 4일 국회 기획 재정위원회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연도별 OECD 회원국의 국민 총소득(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기업소득 비중은 25.1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을 제외한 OECD 회원국의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 평균치는 18.21%다.
국민 총소득은 국민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정부 부분이 합산돼 어계산 된다.
실제 국민소득은 기업과 정부를 제외해야 한다.
한국에서 GNP 기준으로 보면 2만 5천 달러라고 하면 기업소득이 25.19%이므로 5천 달러는 기업이 차지하는 것이지 민간 부분과는 연관이 없다.
더 심각한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기업소득 비중은 200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 한국의 기업소득 비중은 17.64%로 OECD 회원국 평균과 비슷했으나 이후 기업 소득 비중이 급속히 늘면서 2005년에는 21.34%, 2010년 이후에는 25%를 넘어섰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OECD 2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OECD 다른 회원국들의 증가폭은 0.62% 포인트에 불과했다.
다음 또 다른 하나의 인식인 GDP다.
국제통화기금에서 매년 공시하고 있는 2015년 한국의 GDP 1조 4,351억 달러로 세계 11위다.
한국은 GDP로 보면 더 이상 순위가 상승되기 어려워 보이는 최고의 단계까지 왔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중국, 인도 등과 같은 나라와 인구나 자원 등 규모 면에서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 2014년 영국의 사회학자 미쉘 그린은 TEDGlobal 2014년 10월 사회진보 지수에 대한 강연에서 GDP는 1929년 미국의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 넷이 제기한 이래 80년간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정의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석판에 새겨진 율법이 아니라서 앞으로 80년은 새로운 측정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 4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열린 스콜 세계 포럼(Skoll World Forum)은 사회진보 지수(SPI:Social Progress Index)를 발표했다.
사회진보 지수는 기본적 인간의 욕구 충족(basic human needs), 웰빙의 기초 조건(foundations of well-being), 사회적 기회(opportunity)라는 3가지 범주로 나눠 측정한다.
사회진보 지수는 전 세계 사회적 기업 전문가들이 모여 54개 지표를 기준으로 132개 국가들의 삶의 질을 진단한다. 이들은 경제적 지표만으로는 삶의 수준을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소비 수준, 투입 가치(input)등 국가의 경제 수준이 평가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산출한다. 대신 문맹률과 같은 경제지표와 무관 한 요소가 반영된다.
사회적 진보 지수의 핵심은 학교, 위생시설, 병원, 환경보호와 같은 사회적 경제 인프라의 투자가 국가 발전에 중요한 핵심 요소다.
국가 발전에서 사회적 경제 인프라 투자의 선행이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산업시설에 투자가 우선순위를 두는 것과 방향을 달리한다.
국가개발 초기에 GDP를 높이기 위한 경제정책에 우선순위를 두는 국가보다 더디게 갈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의 인프라가 갖춰진 이후에는 GDP를 높이는 경제정책 에몰 두한 국가보다 경제성장이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은 전체 평균 77.18점을 받아 전체 132개 국가 중에서 종합순위 28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지수에 반영되었으면 좋은 것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5년12월 4일 공유경제의 대표주자 우버택시의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로 GM, 포드,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보다 더 높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우버택시와 같은 모델은 한국에서 꿈도 꿀 수 없는 기업형태다.
그리스는 악화된 경제상황을 '물물교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시스템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2015년 9월 21일 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리스에서는 새 타이어와 자신이 판매하는 고기를 교환한 정육점 주인, 그래픽 디자이너는 올리브 오일과 자신의 작품 교환, 회계사는 자신의 자문료 대신 사무용품을 받는 등의 여러 물물교환의 사례가 경제형태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 사례는 앞으로 공유경제, 물물교환 경제 시스템이 장기 불황과 저성장 시대를 살고는 한국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한국은 공유경제와 물물교환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전제조건인 법 제도라는 제약조건과 인프라 부족 등 해결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경제성장지수, 물물교환 활성화 지수 등을 발표하면 빠른 기간 안에 극복할 수도 있다.
한국도 공급과잉이지 않은가! 집도, 차도 넘쳐나는데 정작 나는 집도 차도 없는 꼴이다.
50년 전 한국이 GDP와 GNP를 공개하고 수치를 올리자는 캠페인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선진국의 GNP 수준이 되기 전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합의가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듯이 만약 공유경제 성장률이 연평균 5% 이상이면 취업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수치가 나온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공유경제나 물물교환 지수는 물적 조건에 측정을 제시했다면 구성원 간 신뢰를 측정할 수 있는 지수가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 간 신뢰가 없다면 어떤 정책을 실행해도 백약이 무효다.
재능기부 지수, 경제 정의 지수, 착한 기업 지수, 인재개발 투자 지수 등 신뢰자본 구축에 필요한 바로미터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사회다.
한국은 세대, 계층,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이런 점 때문에 잠재적 성장성을 계속 갉아먹고 있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해 눈에 보이게 하는 지수를 만들 필요가 있다. 서울시민이 서울타워를 보고 실외활동을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처음 대기오염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