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말했다.
자기야. 날이 흐려도 먹구름 뒤에 태양이 항상 있다는 거 잊지 마. 그러면 우울할 일도 없어.
제주도 여행 중 날씨 운이 좋지 않았다.
흐리고 비가 내리기를 반복했다.
특히, 나는 비를 싫어했기에 여행 중 만난 그것은 더욱 비호감이었다.
그래도 우리의 여행을 위해 비바람과 친해지려 하는 도중 특이한 경험을 했다.
키세스존으로 유명한 도두봉에 갔다.
하늘은 비가 올 것처럼 우중충했다.
그래도 우리는 손을 꽉 잡고 도두봉 깊숙이 들어갔다.
잠시 후 다른 시공간의 문을 지난 것처럼 우리 앞에 청명한 하늘이 펼쳐졌다.
구겨질 뻔했던 마음이 활짝 펼쳐진 순간이었다.
아내의 말처럼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먹구름 뒤 가려진 태양이 보이지 않지만 늘 우리 옆에 존재한다. 이처럼 당장은 힘들고 버거운 일도, 그것을 감당하고 나면 보이지 않던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너머를 볼 줄 아는 지혜.
항상 명심하자.